신앙의 위험성
오늘 설교 본문인 눅 13:10-17절에는
18년 동안 허리를 펴지 못하던 여자가
예수님에 의해서 고침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회당장은 그걸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하필이면 안식일에 그런 일을 하느냐,
다른 날로도 넉넉하다는 것이다.
꽤나 합리적인 생각이다.
아무도 그의 말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다.
여기에 신앙의 함정이 있다.
겉으로는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그래서 본인 스스로 옳은지 아닌지도 분간하지 못하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면 본인이 옳다고 확신하지만
그것 자체가 위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는 외식하는 자들이라고,
즉 위선자들이라고 말씀하셨다.
신앙과 위선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아예 한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쪽으로 나타나면
생명을 풍요롭게 하지만
다른 쪽으로 나타나면
오히려 생명을 파괴한다.
더군다나 신앙은 하나님을 앞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신앙이 깊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의 말에는
늘 하나님이 따라다닌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걸 앞세우고
자신의 언행을 합리화한다.
그래서 독단으로 흐를 위험성이 크다.
우리는 어떻게 종교적 위선에 떨어지지 않고
참된 신앙의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답이 어렵다.
일단 신앙과 위선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쉬운 예를 들자면
예배가 신앙적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위선적일 수도 있다.
구제와 봉사가 신앙적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위선적일 수도 있다.
다른 길은 없다.
신앙의 진수를 반복해서 맛보는 게 최선이다.
참된 예술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경험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런 작업 수행에는 인내심을 요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길을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쉽고 재미있는 어떤 수준에 머물고 만다.
결과는 위선이다.
이건 종교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반에 연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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