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 (막 8:34-38)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2. 18. 05:40

해설: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자신의 길을 막아서지 말라고 말씀하시고 나서,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무리를 불러 놓고”  말씀을 이어가신다. 메시아를 제대로 따르기 위해서는 첫째 “자기를 부인”해야 한다(34절). 자신의 철학과 신념과 목적과 야망을 내려 놓고 예수님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의 일”보다 “하나님의 일”을 앞세우는 것을 말한다. 둘째,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야 한다. 자기를 부인하면 불편과 손해와 오해와 박해를 겪게 되어 있다. 그것이 “자기 십자가”다. 그것은 다른 누가 대신 져주지 않는다. 

 

여기서 “따라오다”(‘아콜루테오’)라는 동사가 두번 사용 되었는데, 모두 현재형으로 되어 있다. 헬라어에서 현재형은 계속되는 행동을 의미한다. 메시아이신 예수를 따르는 것은 숨 다할 때까지 매일 지속되어야 한다. 매일, 지속적으로 자기를 부인하고 그에 따르는 고난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에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끝까지 따를 수 없다. 

 

예수의 제자가 되는 것은 “제 목숨을 잃는 것”(35절)과 같은 일이다. 자아가 강한 사람은 자아가 부정 당할 때 살해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자아가 죽은 자리에 예수 그리스도를 모셔 들이면,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그 삶은 영원으로 이어진다.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아를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자아를 따라 헛되고 거짓된 삶을 살다가 영원한 죽음에 이른다. 

 

“온 세상을 얻는다”(36절)는 말은 현실에서 형통하고 승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아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실 세상에서의 유익 때문이다. “제 목숨을 잃는다”는 말은 참된 삶을 살지 못한다는 뜻이며,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육신적인 생명과 맞바꿀 것이 없다면, 참되고 영원한 생명과 맞바꿀 것은 더 더욱 없다(37절). 이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어떤 것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얻는 참되고 영원한 생명과 맞바꿀 수 없다. 

 

예수님은 “음란하고 죄가 많은 이 세대”(38절)라고 탄식하신다. 모두가 육신과 물질이 전부라고 여기고 자신의 유익만을 구한 결과로, 이 세상에는 온갖 죄악이 번성하게 되었다. 그런 세상에서 메시아이신 예수를 따라 사는 것은 불편과 손해와 오해와 박해를 각오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믿음이 약한 사람들은 예수님과 그분의 말씀을 부끄럽게 여긴다. 

 

그런 태도에 대헤 예수님은 엄중한 경고를 던지신다. “인자도 자기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이 말씀에서, 예수님이 어떤 의미로 “인자”라는 칭호를 사용하셨는지가 드러난다. 그분은 다니엘이 환상에서 보았던 그 모습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 그 때 그분은 당신을 믿고 끝까지 견딘 사람들을 높여주실 것이다. 예수님과 그분의 말을 부끄럽게 여긴 사람들은 그 영광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것은 영원한 불행을 의미한다.

 

묵상:

예수님은 당신의 길을 막아서는 베드로에게,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33절) 하고 책망하셨습니다. 그런 다음, 예수님은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것”과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십니다.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안전과 현세적인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아에 사로잡히면 그렇게 됩니다. 우리의 자아는 이기심으로 병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병든 자아는 자신을 지키고 키우는 일에만 관심을 둡니다. 누구를 만나든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를 따집니다. 무슨 일을 할 때면 자신에게 얼마나 유익한지를 따집니다. 

 

반면,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찾고 그 뜻을 행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뜻은 자주 자아의 욕구와 어긋납니다. 병든 자아는 자기 자신의 유익만을 구하려고 하는데, 하나님은 이웃을 위해 자신의 유익을 포기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자아의 욕구를 거듭 부정해야 합니다. 그것은 손해와 불편을 각오하는 일이며, 때로 이웃으로부터 비난과 배척과 박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예수님은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뜻을 위해 사는 것은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나라를 믿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목숨보다 큰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믿어야 하고, 물질 세계를 초월한 영원한 세상이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영원한 생명을 얻고 영원한 나라에서 발견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이 땅에서 손해와 불편과 거부와 박해를 즐거워하며 하나님의 일을 행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예수의 제자가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기도:

오늘도 용수철처럼 안으로 단단하게 꼬인 저희의 자아를 봅니다. 매일같이 기도로, 말씀 묵상으로 꼬인 것을 풀어 보지만, 돌아보면 어느 새 다시 꼬여 있습니다.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려 하는데, 입술과 손은 어느 새 사람의 일을 행하고 있습니다. 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주님의 말씀을 망치로 삼아 저희의 꼬인 마음을 펼쳐 주십시오. 주님처럼 저희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완주하도록, 주님,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