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재앙의 씨앗 (시편 7편)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4. 12. 22. 06:36

해설:

“식가욘”은 문학 양식에 관한 표현으로 보인다. “베냐민 사람 구시”에 대해서는 성경의 다른 곳에 언급되지 않는다. 다윗이 쫓기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베냐민 사람”이라는 말은 사울 집안 사람 혹은 사울의 신하일 가능성이 크다. 사울에게 쫓겨 다닐 때의 상황에서 드린 기도로 보인다.

 

먼저 다윗은 자신을 추적하는 사람들로부터 보호해 달라고 기도한다(1-2절). 6편에서 다윗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백하면서 하나님께 도움을 호소했는데, 여기서는 자신이 결백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실제로 다윗은 아무 잘못 없이 사울의 시기심으로 인해 쫓겨 다녀야 했다. 그는 자신이 그럴 만한 잘못을 했다면 하나님께서 처분하시는 대로 벌을 받겠다고 말한다(3-5절). 

 

다윗은 모든 민족의 재판장이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사정을 보시고 판정해 달라고 간구한다(6-8절). 주님은 “의로우신 하나님”이며 “사람의 마음 속 생각을 낱낱이 살피시는 분”(9절)이시다. 또한 그분은 “공정한 재판장이시요, 언제라도 악인을 벌하는 분”(11절)이시다. 개역개정은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이라고 번역해 놓았다. 그런 분이기에 의로운 사람은 하나님께 피신한다. 그분은 “마음이 올바른 사람에게 승리를 안겨 주시는 분”(10절)이기 때문이다. 반면, 그분은 악인들에 대해서는 심판을 준비하고 계신다(12-13절).

 

사실, 악인들은 스스로 화를 자초한다. 그들의 악은 마음에서 시작하여 손과 발로 표현되고 그 악행은 재앙을 초래한다(14절). 하지만 그 재앙은 그들 자신에게 가장 먼저 해를 입힌다(15-16절). 하나님께서 세상 이치를 그렇게 만들어 놓으셨기 때문이다. 

 

그것을 생각한다면 “주님의 의로우심을 찬송하고 가장 높으신 주님의 이름을 노래”(17절)할 수밖에 없다.

 

묵상:

“악인은 악을 잉태하여 재앙과 거짓을 낳는구나”(14절)라는 말은 “죄의 현상학”에 대한 결론입니다. 사회적 불의와 부정은 개인들의 악행으로 인해 생겨난 현상이고, 개인의 악행은 그의 마음 속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시편 1편 1절에서 악인의 꾀를 따르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마음에 악한 생각을 품는 것에서 사회적 재앙은 시작되는 것이고, 사회적 재앙은 가장 먼저 악을 행한 사람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불의와 부정 그리고 사고와 재난을 보면서 다른 사람을 탓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거대한 악이 실은 개인개인의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악의 가능성은 나 자신에게도 있습니다. 그래서 야고보 사도는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약 1:15)라고 했습니다. 솔로몬은 “그 무엇보다도 너는 네 마음을 지켜라. 그 마음이 바로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잠 4:23)라고 했습니다. 다윗은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시 19:14)라고 기도했습니다.

 

이 말은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악을 보고도 모른체 하고 자기 수양만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소시민으로서 사회의 불의와 부정을 개선하기 위해 할 일이 있다면 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외부에 있는 거악을 보느라 자신 안에 있는 거악의 씨앗이 자라도록 내버려 두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도 행해야 하지만 저것도 행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