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울림과 어울림의 은혜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7. 21. 06:41

   저는 지난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뉴욕 주 웨스트체스터 연합교회에서 집회를 섬겼습니다. 니카라구아 선교사로 계실 때부터 교제해 온 전구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입니다. 집회를 섬길 때마다 경험하는 일이지만, 은혜를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저 자신입니다.


   집회를 마치고 월요일 새벽에 저는 라구아디아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덴버를 거쳐 LA에 도착했습니다. 연합감리교회에 속한 한인 목회자들을 위한 컨퍼런스를 인도하기 위함 이었습니다. 교단의 여러가지 변화로 인해 한인 목회자들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들 중의 일부라도 돕기 위해 시작한 일입니다. LA연합감리교회가 교회 설립 120주년을 맞아 후원해 주시고 환대해 주셨습니다.


   모임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수양관에서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김기석 목사님이 오셔서 동참해 주셨습니다. <설교자의 글쓰기>라는 주제를 내세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목적은 참여자들이 서로를 알고 공감하고 연대하는 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모임의 이름이 <울림과 어울림>입니다. 예배와 강의와 대화를 통해 각자의 내면에 거룩한 울림을 얻고 그 울림으로 서로에게 공명하여 어울림을 이루어 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이번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성령께서 섭리하시는 것을 느끼며 순간 순간 감사를 올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참석자들이 점차로 마음을 열었습니다. 어디서도 꺼내 놓기 힘든 이야기를 꺼내 놓았고, 누구에게도 내놓을 수 없는 질문도 서슴없이 던져 놓았습니다. 그것이 참석자들의 마음에 심한 파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참석자들은 자신의 고민과 의문이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라 목회의 길을 가는 동안에 누구나 만나게 되는 도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했던 것은 참석자들이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꺼내 놓게 된 것입니다. 헨리 나우엔이 “그 사람의 상처를 알기까지 그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꺼내 보이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신뢰와 존경의 증거라고 했습니다.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내어 보이지 못하는 법입니다. 참석자들은 불과 2박 3일의 짧은 기간 동안에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행사를 마칠 때마다 저는, 부족한 저를 이런 자리에 세우셔서 후배 목회자들에게 기댈 곳이 되게 하신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런 자리에 설 때마다 “내가 뭔데……”라는 생각에 주저하게 됩니다만, 이것도 나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믿고 순종합니다. 제가 이런 섬김을 할 수 있는 것은 교우들께서 교회를 든든히 지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외부에서 사역하는 것은 교회 사역의 연장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외부 사역을 통해 발생하는 수입은 헌금으로 드려서 구제와 선교를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교우님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모든 성공이 당신의 것임을 기억하게 하시고
모든 영광이 당신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하소서.
제가 해야 할 모든 일을 마쳤을 때
나는 무익한 종이라는 것을 알게 하소서.
그리고 필요한 것 이상의 일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하소서.
당신과 당신의 피조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의 영혼을 채워 주셔서
당신의 영광으로 인해 그리고 제게 주신 모든 일로 인해 기뻐하게 하소서.

당신의 얼굴을 갈망하는 마음과
당신의 음성을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을 주시고
다른 이들에게 당신에 대해 들려주게 하시고
모든 손님을 그리스도와 같이 맞이하게 해주시고
저를 사랑과 긍휼로 채워 주소서.

아픔을 주는 사람과 함께 아파하고
회개하지 않는 영혼을 위하여 회개하고
다른 이들의 죄와 강퍅한 마음의 어려움을 함께 져주고
그들을 비판하는 마음으로 보지 않게 하소서.
죄를 생각할 때 슬퍼하는 마음을 주시고
당신을 생각할 때는 기쁨과 평안이 가득하게 하소서.

좌절하거나 무거운 짐을 질 때, 배반당할 때,
다른 사람의 반대를 받을 때는 오래 참으며 견디게 하소서.
오직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즐겁고 놀라워하는 마음을 주소서.
오늘 저 자신에 대해 무슨 말을 들었든지, 무슨 일을 당하였든지 간에

기쁨과 평강이 저를 다스리게 하소서.

대천덕 신부의 "기독교는 오늘을 위한 것"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