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의견은 달라도 믿음은 하나 / 김영봄목사

새벽지기1 2024. 6. 30. 07:26

     며칠 전, 이웃에 있는 어느 목사님께서 UMC(연합감리교회) 총회 결정에 대하여 칼럼을 쓰셨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설교에서도 언급하셨다고 했습니다. 저는 한 달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알고 그 칼럼을 읽어 보았습니다.


   그분은 UMC가 동성애에 대한 금지 규정을 삭제한 결정에 대해 개탄하면서 UMC를 다른 주류 교단과 함께 “성경을 진리로 믿지 않는 교단”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UMC를 비롯한 주류 교단들이 지난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자신이 속한 PCA(미국장로교회)는 같은 기간에 두 배 넘게 성장했다고 하면서, 그 이유가 성경에 대한 믿음의 차이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많이 실망했습니다. 그 글을 쓰신 분이 제가 평소에 존경하며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 가지 이유를 들어 UMC 교단 전체를 싸잡아 폄하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이 다를 때 그 사안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 하나의 문제를 근거로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합니다. UMC 전체에 대한 그런 비난은 곧 저에 대한 비난이기도 합니다. 또한 다른 교단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속한 교단이 더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동일한 주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예의가 아닙니다.


   동성애에 관한 금지 규정을 삭제하기로 결정한 것을 이유로 “성경을 진리로 믿지 않는 교단”이라고 정죄하는 것은 혐오 발언에 해당합니다. 그것은 UMC가 이단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기독교가 아닙니다. UMC는 사도신경으로 요약되어 전해 내려 오는 정통 기독교 신앙을 믿고 고백합니다. UMC의 모든 교회에서는 매 주일 성경 말씀이 읽혀지고 선포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런 결정이 나온 것은 성경을 진리로 믿지 않아서 가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성경 본문에 대한 해석이 달라서 나온 결과입니다.


   UMC 총회에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해서 UMC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그것에 동의하는 것도 아닙니다. 총회 투표에서 692대 51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이유는 총회 대표 선출 과정에서부터 진보진영에서 치밀하게 계획하여 진보적인 총회 대표들이 대거 선출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문제로 더 이상 논쟁하기를 원치 않기에 찬성표를 던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UMC 전체 목회자와 교인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이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진보적인 입장을 가진 목회자와 교인들도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순종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이 사안에 대한 결정을 각 목회자와 각 교회가 알아서 결정하도록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모든 UMC 목회자와 교인이 이 사안에 대해 같은 입장을 강요 받게 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UMC에 속한 모든 목회자와 교인들이 각자의 의견에 따라 행하도록 자유를 준 것입니다. 보수와 진보 모두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한 몸을 이루도록 힘쓰자는 뜻입니다.


   지금 한국의 어느 교단에서는 여성에 대한 목사 안수 문제로 인해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저는 여성에 대해 목사 안수를 가장 먼저 허용한 것이 제가 속한 감리교회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 지도력에 대한 성경 본문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저는 그 교단에 속한 사람들의 해석에 대해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교단 전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진리의 일부를 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의견이 다양한 이유는 서로를 통해 보완하고 협력하라는 뜻이라고 믿습니다. 의견은 달라도 한 분 그리스도 예수께 대한 우리의 믿음은 동일합니다. 감리교회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 목사님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만 있다면 나에게는 다른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려 했습니다. 부디,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연대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