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주기도(30)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6. 30. 07:15

-당신의 뜻(3)-

 

    외식하는 기도, 중언부언하는 기도는 잘못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기도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오. 기도 무용론은 기독교 안에서 설 자리가 하나도 없소. 그걸 전제하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른 기도가 무엇인가를 공부하는 것이오. 그런 공부 없는 기도는 결국 외식과 중언부언으로 빠질 수밖에 없소. 지금 한국교회의 예배에서 가장 큰 문제는 기도를 지나치게 자유기도로 드린다는 것이오. 그것의 장점도 있소. 성령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오. 내가 보기에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소. 훈련이 되지 않는 기도로 인해서 예배의 흐름이 끊기기도 하고, 기도의 본질에서 어긋나기도 하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두 가지가 필요하오. 하나는 기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모범적인 기도문을 읽는 것이오. 기도가 무엇인지를 공부한다는 의미로 아래에 판넨베르크의 짧은 설교문을 옮겨 적소. 본문은 시편 143:1-12절이고, 제목은 “기도”요. (2010년 8월18일, 수, 강한 햇살, 엷은 구름)

 

    

     오늘 이 아침 기도회 시간에 우리는 시편 말씀에 나오는 한 기도를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시편의 기도가 우리의 기도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질문하고자 합니다. 우리 기독교인의 삶에는 기도가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우리 모두가 종종 경험하는 바이지만, 만약 우리가 한 동안 기도할 수 없다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낯설게 되며, 우리의 삶은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시편 기자처럼 우리 인생의 위기를 하나님 앞에 늘어놓아야 하며, 그것을 언어로 표현해야 하고, 모든 위기에서 우리를 돕는 하나님께 아뢰어야하고, 그를 신뢰해야합니다. 이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에는 그 어떤 강제적인 능력이나 자연법칙만이 아니라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이, 즉 하나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그런 사건이 항상 거듭해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첫째, 우리가 오늘 이 시편 말씀에서 우선적으로 배워야 할 점은 우리가 어떤 토대에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릴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자신의 소원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만 하나님께 요청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이 요청은 하나님의 신실성, 즉 그가 이전에 행하신 구원 행위에 대한 신실성을 기억하게 한다는 바로 그 의미입니다. 올바른 기도는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잠겨있을 경우에만 드려질 수 있습니다. 이 구원 역사에 잠긴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독립적인 의지를 거두어들일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하게 되며,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요청은 여전히 하나님이 신실하다는 내용으로 채워집니다. 이렇게 기도하는 사람은 약속을 받습니다. 구하시오. 그러면 받을 것이오. 두드리시오. 그러면 열릴 것이오.

    둘째,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사실은 오늘 본문에 따르면 시편 기자의 요청에 대해서 이상하게도 하나님이 대답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경우에서 볼 때 일반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대개 하나님의 대답이 있었습니다. 예언자와 제사장들에 의해 형성된, 소위 구원신탁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기도를 드릴 때 일반적으로 하나님의 침묵을 경험합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들려오는 대답을 전혀 듣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다르게 대답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를 드릴 때 우리의 마음에서 발생하는 것들을 통해서, 또한 하나님이 행동하시는 그것을 통해서 답변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시편 기자가 요청했을 때 기다려야만 했던 대답입니다. 나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셋째, 우리는 우리의 기도에 대한 직접적인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앞에 놓인 길은 어둡습니다. 대답해 달라는 우리의 요청에 분명한 대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가르침을 신탁에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에게서 기다립니다. 하나님의 영, 즉 하나님의 길과 하나님의 역사에서 하나가 되는, 따라서 하나님의 뜻에서 하나가 되는 이 영은 우리의 발걸음을 옳은 길로 인도합니다. 우리 모두는 성령의 축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 성령을 받았습니다. 바로 그 영은 우리를 자신의 길로 안전하게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입니다.(졸역, 믿음의 기쁨, 24-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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