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주기도(12)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6. 24. 05:52

    고대인들에게 하늘은 단지 두려움의 대상만은 아니었소. 하늘은 오히려 생명의 원천이기도 했소. 하늘로부터 모든 생명의 에너지가 내려오고 있으니, 당연한 이야기요. 이건 고대나 지금이나 똑같은 형편이오. 태양 에너지가 모든 생명의 원천이오. 태양 덕분으로 콩도 자라고, 밀도 자라고, 민들레도 자라오. 고대인들이 탄소동화작용은 몰랐겠지만 태양이 모든 식물이 자랄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소. 식물만이 아니라 동물도 태양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오. 이건 간단한 이야기요. 태양이 없으면 식물이 죽고, 식물이 없으면 동물도 살아갈 수 없소. 이집트, 잉카와 같은 고대 문명이 태양을 숭배한 것은 다 이유가 있소.

 

     탄소동화작용에 대해서 조금만 더 보충하겠소. 그것이 지구 생명 현상의 가장 아래층에 자리하고 있소. 그것이 없으면 모든 생명활동은 불가능하오. 태양빛, 물, 탄소가 동화작용을 일으켜 글루코스를 합성하고, 그것을 다시 녹말로 바꾸어 저장하는 광합성은 녹색식물에게서 일어난다고 하오. 세균, 세균류, 종속영양생물은 빛 없이 탄소동화작용을 일으킨다고 하오. 가장 중요한 탄소동화작용은 광합성이오. 거의 모든 동물은 이 광합성에서 나오는 영양분을 섭취해서 살아가고 있소. 세 가지 요소 중에서 두 가지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오. 빛과 물이 그것이오. 이것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던 고대인들에게 하늘은 생명의 원천이 아닐 수 없었소.

 

     이 대목에서 그대는 정신을 차리고 잘 생각해야 하오. 하늘을 생명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경험한다는 것은 생명이 밖에서 주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고백한다는 뜻이오. 태양으로부터 빛이 지구로 오듯이 가장 궁극적인 것은 밖에서 지구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오. 인간을 비롯해서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은 스스로 생명을 구현해나갈 수가 없다오. 그게 성서가 말하는 피조물의 한계요. 오늘 현대인들은 이런 것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소. 자신들이 생산해내는 것에 완전히 도취되어 있소. 자동차, 비행기, 고급아파트, 돈, 주식, 의료기술, 국가 등, 이런 것들에 포위되어 있소. 그들에게는 하늘은 있으나마나 한 것이오.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모르겠소. 자동차는 없어도 우리가 사는데 아무 지정이 없지만 쌀이나 밀이 없으면 당장 생존 자체가 위태롭소. 우리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오. 기독교식으로 말해 구원은 밖에서 주어진다는 말이오. 서울대에서 물리학을 가르치신 장회익 선생은 <도둑공부>라는 책에서 지구 생명이 밖에서 주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소. 그 밖이 바로 하늘이오.

 

     이 대목에서 아무래도 기독교의 중요한 교리인 재림론을 간단히 거론해야겠소. 기독교는 마지막 때 예수님이 재림한다고 믿소. 그때 세상은 완성되오. 그것이 기독교의 토대라고 할 수 있소. 그래서 교회력의 시작이 대림절이라오. 이런 재림론을 어떤 이들은 고대인들의 신화적 표상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오. 그렇지 않소. 재림론은 생명의 완성이 밖에서 주어진다는 의미요. 이건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는 아니오. 생각해 보시오. 지금 지구의 생명 현상은 완전히 태양을 중심으로 결정되어 있소. 태양은 45억 년 후에 사라질 거요. 그렇다면 더 이상 지구의 생명은 가능하지 않소. 그런 방식으로는 구원, 또는 생명이 완성될 수 없소. 메시아는 세상 밖에서 다시 세상 안으로 온다오. 은폐된 궁극적인 부활 생명의 세계로 들림을 받아서 하나님과 동격으로 계시다가 이제 세상을 심판으로 완성하기 위해서 이 세상으로 오신다는 말이다. 예수님이 타고오실 구름은 그 하늘을 상징하는 그림 언어요.(2010년 7월31일, 토, 햇빛과 구름, 더위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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