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주기도(11)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6. 22. 07:37

     다시 주기도의 첫 구절을 보시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라고 했소. 우리 생명의 보호자이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하늘’에 계시다고 하오. 이게 무슨 뜻이오? 하늘이라니, 그 하늘이 어디요? 성서를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관점은 그 글을 쓴 사람들이 처한 ‘삶의 자리’를 알아보는 것이오. 예를 들어서 설명하겠소. 어떤 어린아이가 “우리 집은 얼마나 큰지 몰라!”라고 했소. 실제로 그 집에 가보니 스무 평도 안 되는 집이었소. 비슷한 경우를 그대도 경험했을 거요. 어렸을 때 자라던 동네를 어른이 된 뒤에 가보면 생각과 전혀 다르오. 골목길도 너무 좁고 짧소. 학교 운동장도 생각과 달리 아주 좁소. 사람은 모두 자기가 경험한 차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거요. 그런 경험이 바로 삶의 자리요. 성서 이야기도 그와 같소. 그 이야기를 직접 쓴 사람들이나 거기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나름으로 세계를 경험하는 자리가 있소. 그걸 전제하고 읽어야만 성서를 오해하지 않게 되오. 다시 질문해 보시오. 주기도의 ‘하늘’은 무엇이오? 예수님은 어떤 생각으로 아버지가 하늘에 계시다고 말한 거요?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주물리적인 사실은 변한 게 없소이다. 태양을 중심으로 8개의 행성이 돌고 있소. 지구는 세 번째의 행성이오. 태양에서 지구까지는 대략 1억5천만 km가 떨어져 있다고 하오. 지구 둘레가 4만 킬로미터이니, 지구가 대략 3,750번 구르면 태양까지 도달하오. 광속으로 500초 정도 걸리오.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는 아주 가깝소. 태양과 또 하나의 태양 사이는 너무 멀어서 정확하게 계산해내기도 힘들다오. 일반적으로 가장 가까운 또 하나의 태양까지 2-3광년이 걸린다 하오. 그게 어디까지 멀리 뻗치는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은 늘 지구 위만 바라볼 수 있소. 그쪽을 하늘이라고 말하오. 그리고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지구를 땅이라고 부르오. 옛날 사람은 이 우주를 땅과 하늘이라는 구조로 보았소. 아래와 위로 되어 있소.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하늘과 땅과 지하라는 삼층 구조가 바로 고대인들의 우주관이오. 이런 우주관을 잘못되었소. 땅 아래도 하늘이오. 이 우주를 아래와 위로 나눌 수도 없소.

 

     그렇다면 주기도가 말하는 하늘 개념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오? 그렇지는 않소. 그들은 당시의 우주관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소. 그것이 당시의 우주관에 대한 ‘삶의 자리’였소. 중요한 것은 성서가 그런 방식으로 말하려고 했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오. 그 핵심을 그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오?

 

     일단 당시 사람들이 하늘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돌아보시오. 아브라함은 하늘의 별처럼 후손들을 많게 해 주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생각했다고 하오. 그럴 만도 하오. 외톨이로 가나안에서 살고 있는 그가 어느 날밤 하늘을 보았소. 은하수를 보았을지도 모르오. 광야에서는 하늘의 별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오. 내가 어렸을 때 친구들과 함께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보았소. 2000년 10월 쯤 가족들과 함께 스위스와 경계해 있는 독일의 퓌센이라는 곳에서 야영을 한 적이 있소. 가족이 함께 풀밭에 누워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았소. 별이 강물처럼 흘러내리고 있었소. 아브라함은 자기 후손이 저렇게 많았으면 좋을 것이라는 꿈을 꾸었소. 그걸 하나님의 약속으로 강하게 받아들였을 거요.

 

     고대인의 눈으로 하늘을 보시구려. 하늘은 하루에 두 번씩 다른 모습으로 바뀌오. 낮과 밤이오. 변함이 없소. 낮은 빛의 세계이고, 밤은 어둠의 세계요. 고대인들에게 밤의 세계가 어느 정도로 두려움의 대상이었을지,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거요. 어둠이 오면 인간은 들짐승이나 다른 종족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힘드오. 그중에는 낮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빠지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오. 그들은 무슨 원리로 밤이 되고 낮이 되는지를 전혀 알지 못했소. 해가 왜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지, 왜 계절에 따라서 낮과 밤의 길이가 달라지는지 몰랐소. 모르니 두려울 수밖에 없소.(2010년 7월30일, 금, 햇빛과 구름 느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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