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하나님을 안다는 것 (막12:18-27)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2. 29. 07:15

해설:

이번에는 사두개파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사두개파는 제사장들의 이익 집단이었습니다. 그들은 평신도 신앙 운동이었던 바리새파 사람들과 여러 가지 점에서 달랐습니다. 그 중 하나가 부활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은 마지막 날에 의인들이 부활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사두개파 사람들은 그렇게 믿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부활에 대해 자주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그들은 부활에 대해 논쟁할 때 사용했던 어려운 질문을 가지고 예수님께 도전합니다. 

 

그들은, 형이 자식을 낳지 못하고 죽으면 동생이 형수를 위해 대신 자식을 낳아 주어야 한다는 율법 규정(신 25:5-10)을 일곱 형제의 가정에 적용하여 가상의 상황을 만듭니다. 맏형이 자식을 낳지 못하고 죽은 후에 둘째부터 일곱째까지 차례로 형수에게 아이를 낳게 하지 못다고 다 죽었다는 겁니다(20-22절). 이럴 경우, 부활의 날에 그 여인은 누구의 아내가 되느냐는 것이 그들의 질문이었습니다(23절). 이 질문은 억지 논리를 펼 때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일어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어 “만일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몰아 세우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너희는 성경도 모르고, 하나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24절)고 답하십니다. 부활의 세계는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것으로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애벌레의 세계와 나비의 세계가 전혀 다르듯,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와 부활의 세계는 전혀 다릅니다. 우리가 지금 삼차원 공간에 산다면 부활의 세계는 무한 차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그 진실을 거듭 말하고 있고, 전능하신 하나님은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성경의 진실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하나님의 능력도 믿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나타나셨을 때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다”라고 말씀하셨다는 사실을 강조하십니다(26절). 모세 시대에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은 이미 오래 전에 죽은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었다”고 해야 하는데 현재형으로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여전히 살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하나님은 죽은 사람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의 하나님이시다”(27절)라고 말씀하십니다. 뒤집어 말하면 “하나님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죽었어도 살아 있는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영원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묵상:

예수님은 사두개파 사람들에게 두 가지의 부족함을 지적하십니다. 첫째, 그들은 성경을 모른다고 하십니다. 사두개파는 제사장들의 결사체였습니다. 그들은 성경 전문가로 자처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너희는 성경을 모른다”는 말이 그들에게는 대단한 모욕처럼 들렸을 것입니다. 둘째, 그들은 하나님의 능력도 모른다고 하십니다. 그 말도 역시 그들에게는 모욕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능력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들이 성경 전문가 혹은 하나님 전문가로서 다 알고 있다는 자부심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성경의 내용을 줄줄 꿰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답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안다는 확신’이 그들로 하여금 그 자리에 머물게 만들었습니다. 그들만의 논리에 빠져서 새롭게 드러나는 하나님의 계시를 거부했습니다. 

 

인간이 하나님에 대해 다 알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너무도 크고 놀라운 분이기 때문에 알았다 싶으면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 안에 담긴 하나님의 영감은 너무도 깊고 놀라워서 “다 알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평생을 읽고 묵상해도 다 알 수 없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크고 놀라우심에 비해 우리가 아는 것은 너무 작기에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아무 것도 모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습니다.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그 깊은 진리의 말씀을 생각하면, “우리는 성경에 대해 아무 것도 모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성령의 조명을 구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