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그러나 조화롭게
“피아노 건반은 88개다(중략).
모두 똑같은 길이와 높이로 소리를 낸다면 그것은 하모니가 아니라 소음이다.”
장문정 저(著) ‘사람에게 돌아가라’ (샘앤파커스, 4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베토벤이 힙합곡을 만들지 않았다고 해서 별 볼일 없는 작곡가라고 한다면,
수박이 호박을 보고 너는 왜 멋진 줄이 없냐고 한다면,
가로수들이 전봇대를 보고 너는 왜 나뭇잎 하나 없냐고 한다면,
짬뽕이 짜장면을 보고 너는 왜 얼큰한 국물이 없냐고 한다면,
코끼리가 돼지를 보고 네 코는 누가 베어갔냐고 한다면,
솔방울을 먹을 수 없다고 소나무를 쓸모 없는 나무라고 한다면 미칠 것 같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소인(小人)에게는 다름이 곧 틀림이 됩니다.
사랑하는 사이라도 생각의 다름이 있습니다.
다름은 다양성이고 각 개별체의 특별함입니다.
수박이 부럽다고 호박이 제 몸에 줄을 그을 필요 없습니다.
태양이 부럽다고 달이 제 몸을 불덩이로 태울 필요도 없습니다.
유명한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월든(이레, 466쪽)’
숲의 영물(靈物)들은 각자의 보폭이 있고 간격이 있고 피고 지는 순서도 다릅니다.
다름이 조화를 이룹니다.
두 물체가 같은 공간에 포개어 질 수 없듯이 사람의 시선과 생각도 그러합니다.
생각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다름은 틀림이 아닙니다.
다름에서 나오는 사소한 소리들이 모여 ‘담론(談論)’이 됩니다.
다름을 인정해야 더불어 사는 법을 알게 됩니다.
구약의 선지자 엘리사는 참 많은 ‘기적’을 행하면서 주님의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신약의 침례 요한은 아무 기적도 행하지 않았으나 ‘진실의 힘’으로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왔다가 말하되 요한은 아무 표적도 행하지 아니하였으나 요한이 이 사람을 가리켜 말한 것은 다 참이라 하더라.” (요10:41)
위대한 예술가이신 우리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다르게’ 그러나 ‘조화롭게’ 창조하셨습니다.
하얀 건반 검은 건반, 긴 현 짧은 현이 제 소리를 내면서도 조화로울 때 하모니가 나옵니다.
피아노 건반이 같은 음만 낸다면 하모니가 아니라 소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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