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의지와 손길이 닿으면 기이하게도 모든 것이 부패하거나 파괴된다.
인간의 발자취를 보라.
인간이 새로운 대륙에 상륙할 때마다 생태계에 거대한 재앙이 발생했다.
인간이 호주 해안에 첫 발자국을 디딘 이래 몇 천 년이 지나지 않아
호주의 대형동물(50킬로그램이 넘는) 24종 중 23종이 멸종했다.
약 16,000년 전 인간이 아메리카에 도착한 후 2천 년이 지나지 않아
대형동물 47속 중 34속이 사라졌다.
남미에선 60속 중 50속이 사라졌다.
3천만 년 넘게 번성하던 검치 고양이를 비롯해 대형 땅나무늘보,
대형사자, 미국 토종인 말과 낙타, 대형 설치류, 메머드, 이보다 작은 포유동물,
파충류, 조류 수천 종을 포함해 곤충과 기생충까지도 멸종했다.
히브리 대학의 역사학 교수인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그런데 어디 생태계뿐인가?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 성서의 말씀도 부패하거나 왜곡된다.
모세의 토라는 유대인에 의해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분하는 표식으로,
예수의 십자가 복음은 로마 교회에 의해 영광의 복음으로,
바울의 은혜의 복음은 교회에 의해 면죄부로,
루터가 외친 ‘오직 믿음’의 복음은 교회에 의해 천국행 티켓으로 전락했다.
미국의 상원 채플 목사였던 리처드 헬버슨이 뼈아픈 진실을 말했다.
“교회는 처음에 교제 모임이었고, 그리스로 이동해서는 철학이 되었고,
로마로 옮겨 가서는 제도가 되었고, 유럽으로 가서는 문화가 되었고,
마침내 미국으로 와서는 기업이 되었다.”
한국교회의 부패상을 폭로한 영화 [쿼바디스]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은
“교회는 한국에 와서 대기업이 되었다.”고 일갈했다.
인간은 본래 세상을 돌보는 경작자로 기획되었다.
사랑을 따라 또 진리를 따라 세상을 다스리는 자로 기획되었다.
그런데 기획과 달리 온갖 생명을 죽이는 잔인한 폭군 노릇을 해왔다.
탁월한 인지능력으로 지구를 정복하는 일에는 성공했으나
생태계의 질서는 완전히 망가뜨렸다.
심지어 진리의 빛을 이용해 어둠의 욕망을 채우기도 했다.
이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의 슬픈 진실이다.
인간의 의지와 손길이 닿으면 기이하게도 모든 것이 부패하거나 파괴된다.
인간의 구원이 절실한 이유다.
인간은 자신의 영생과 부귀영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위해, 온갖 생명체들을 위해, 우주만물을 위해 구원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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