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목회단상

목사님 설교가 낯설었다

새벽지기1 2017. 6. 29. 07:08


지난 주일 예배에 젊은 부부가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들과 함께 참여했다.

말씀샘교회 예배에 처음 참여한 분들인지라 한 식탁에 마주 앉아 점심을 먹었다.

요즘 아이들이 드센 것과 달리 말없이 얌전하게 예배를 드리고 밥을 먹는 두 아이를 보며

집사님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나도 아이들이 참 순해 보인다며 칭찬했다.

 

남자 성도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식사하던 중 신앙과 관련해 가장 큰 고민이 뭐냐고 물었다.

그분은 지체 없이 의문을 떨치지 못하는 것,

믿음을 갖고 싶기는 한데 이런저런 의문 때문에 믿음을 갖기가 힘든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참 반가웠다. 요즘 같은 시대에 보기 드문 고민을 하는 분을 만난 것이 반가웠다. 

그래서 단지 믿는 것보다는 의문을 갖고 질문하며 씨름하는 것이

건강한 신앙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며 계속 의문과 씨름하라고 권면했다.

 

그리고 말씀샘교회 예배가 좀 낯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말씀샘교회 예배가 여타 교회 예배와 달리 대표 기도가 없고,

함께 고백하는 공적인 참회의 기도라든지, 침묵으로 하는 개인적인 참회의 기도라든지,

성경 봉독자가 강대상에 나와 성경을 세 번씩 읽는 것이라든지 하는 순서가 있어서

좀 번거롭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예배보다는 목사님 설교가 낯설다는 생각이 훨씬 강하다’고 했다.

정말 의외의 대답이었다.

하여, 재차 물었다. 예배 때 성경을 많이 읽었는데 그런 부분이 좀 힘들지 않았느냐고.

그러자 이번에도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성경을 많이 읽어서 오히려 좋았단다. 성경 말씀을 중시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는 것이다.

 

의외의 대답들을 듣고 참 기분이 좋았다.

신앙이 약한 사람은 말씀샘교회와 같은 예전 중심의 예배를 지루해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이 잘못된 선입견이라는 사실이 좋았고,

그분이 말씀과 은혜에 목말라 한다는 사실이 감사했고,

쉽게 믿지 않고 진지하게 묻는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내 설교가 낯설었다는 사실 또한 그리 싫지는 않았다.

사실 내 설교가 낯설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설교가 낯설었다’는 말은 두 가지 해석의 여지가 있겠다.

하나는 보통의 설교보다 어려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고,

또 하나는 보통 목사님들이 하는 설교 양식과 달랐다는 느낌,

비슷한 레퍼토리가 아니었다는 느낌이 담긴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나는 후자로 해석했다. 나에게 긍정적인 쪽으로.

내 해석이 잘못되었을까?

그것은 그분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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