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밤 12시가 넘은 야밤에 서울 삼성의료원 응급실로 달려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하루 종일 평상시처럼 건강하게 지냈다.
저녁도 충분히 먹고 아무 불편이 없었다.
그런데 10시 넘어 잠자리에 누우니 살짝 배가 아팠다.
반듯이 누우면 좀 괜찮았으나 옆으로 누우면 오른쪽 배가 아팠다.
배 아픈 게 신경이 쓰여 잠이 오지 않았다. 배변감도 극심했다.
12시쯤 되자 참을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해졌다.
몸에 열기도 확 오르고, 기운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조짐이 이상했다. 담도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닐까 불안했다.
응급실에 가야 하나(?) 고민이 됐다.
결국 견디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잠든 아내를 깨웠다.
부리나케 준비하고 밤 12시가 넘은 야밤에 서울로 달렸다.
서울 가는 길이 멀었다.
배의 통증은 계속되고 구토 증세까지 있었다. 몇 차례 시큼한 것이 올라왔다.
그래도 구토까지는 하지 않은 채로 병원에 도착했다.
삼성의료원 응급실.
간경화로 투병하던 시절 많이 갔던 응급실을 오랜 만에 갔다.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달랐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홍역을 치른 후 응급실 시스템이 확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진료의사가 배당됐다. 그런데 의사는 오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한 이후 두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그러는 가운데 조금씩 통증이 잦아들었다. 배변감도 좀 약해졌다.
새벽 4시가 좀 안 된 시각, 드디어 담당 의사가 나타났다.
자초지종을 말하고, 간 이식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담도 이상이 아닌가 염려된다,
기다리는 중에 통증의 90% 정도가 가라앉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의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는 아무런 처치 없이 병원을 나왔다.
다행이다 싶었다. 감사했다. 집에 돌아오니 정확하게 새벽 5시였다.
아내에게 걱정과 수고를 많이 끼쳤다. 미안하고 감사했다.
한 밤중의 소동이 소동으로 끝난 것에 감사하며 잠을 청했다.
그 후로도 이틀 정도는 뱃속이 불편했다. 몸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금요일인 어제부터는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몸이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한 순간에 몸의 균형이 깨진다.
주일을 기다리는 토요일 아침, 나는 겸허한 마음으로 하루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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