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신현수:조직신학

신현수 박사의 조식신학 (2)

새벽지기1 2016. 4. 5. 21:46


주되심의 영성 1

기독교 신앙의 이해는 그리스도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기독교 신앙에서 중요한 것은 믿음의 대상이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 사건을 어떻게 이해하느냐 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의 기본 성격을 결정한다.


한국교회는 그리스도 사건을 하나님과 새로운 영적 관계를 맺는 수단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해는 그리스도가 그를 믿는 자에게 주는 이른바 구원의 유익(benefit)만 관심을 두고 그 유익을 주는 그리스도 자신을 놓치고 만다. 또한 그것은 그리스도 자신을 강조하지 않기 때문에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역동성을 놓친다. 기독교 신앙은 어떤 정해진 종교적 의식이나 율례를 행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주는 구원의 유익은 그것을 주는 분과 떨어져 이해될 수 없다. 그 유익은 그리스도와 연합할 때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구원의 유익이 더없이 가치 있는 것은 그것이 그리스도가 주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 그 구원의 은혜를 주는 분인지를 알지 못하면 구원의 성격이나 본질을 잘 알 수 없다. 바로 여기에 성경이 구원의 유익과 더불어 그것을 주는 분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두는 이유가 있다.


뿐만 아니라, 구원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떨어져 이해할 수 없다. 성경은 구원을 말할 때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계속적으로 구체화시켜 가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스도는 우리가 하나님과 사랑의 사귐을 갖도록 이끌 뿐만 아니라 구속의 주로서 우리의 모든 삶을 다스린다. 따라서 종교적 의식이나 교회내의 어떤 종교적 율례를 행하는 것이 우리의 실제적 믿음의 삶으로 발전되지 않으면 본연의 기능이 상실되고 만다.


이 두 가지 요소 즉 그리스도 자신과 그리스도의 다스림을 받아 가는 삶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주되심(Lordship)을 들 수 있다. 그리스도 사건이란 그가 하나님의 아들로서 그의 주되심을 실현하기 위한 행위이다. 곧 그가 구속의 주로서 고백될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만물을 그러한 분으로서 다스려가기 위한 행위다. 따라서 구원에 이르는 믿음이란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받아들이기로 다짐하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분이 우리를 지으시고 우리를 죄에서 구원해 주신 만물의 주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주의 다스림을 우리의 모든 삶 가운데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한국교회가 교리적으로는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얻는다는 종교개혁의 전통을 강조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그 가르침과 거리가 멀다. 믿음을 하늘나라에 가기 위한 한 순간의 형식적 조건을 갖추는 것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그리고 이러한 종교 형식을 갖추어 구원을 받는 것에 만족하고 신앙의 대상인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 그리고 그리스도와 인격적 관계를 맺는 것이나 그리스도의 뜻대로 사는 삶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종교개혁자들에게 믿음은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 방편이다. 구원에 이르는 믿음이란 우리가 갖추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값없이 받는 선물이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거룩한 삶과 언제나 같이 간다.


그리스도의 주되심은 단지 영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및 우주론적 영역에까지 확대된다. 그것은 이 모든 영역을 구속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모든 영역이 정의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그리스도의 자기희생적 사랑의 질서에 지배받을 때 그리스도의 주되심이 실현된다.  


이와 같이, 믿음의 본질을 그리스도의 주되심(Lordship)을 받아들이기로 다짐하는 행위로 이해한다면, 그러한 믿음에 바탕을 두는 영성은 그리스도의 주되심이 중심이 된다, 곧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고백하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 주의 다스림을 받아가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그의 말씀을 따라 그의 사람을 다스린다. 그의 말씀이 성경 말씀이다. 따라서 영성이란 우리가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할 뿐만 아니라 성경 말씀대로 살아갈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이다. 그러면 이러한 주되심의 영성은 어떠한 기본 성격을 갖고 그것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가?

출처j...복음신문....피어선신학전문대학원 조직신학 교수...신 현 수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