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나비의 짝짓기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3. 5. 05:07

나비의 짝짓기

 

오늘 오후 3시쯤 창문을 통해

펄럭이는 나비의 날갯짓이 흘깃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늘 보던 장면이라

또 한 마리의 나비가

뭔가를 찾아서 저렇게 날고 있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고 했다.

근데 그 나는 폼이 예사롭지 않아 다시 보니

똑같이 생긴 두 마리 나비였다.

한 마리가 방향을 밑으로 잡으면

다른 한 마리가 거의 순간적으로 그대로 따라 했다.

일정한 방향도, 높낮이도 없었다.

어느 쪽이 먼저 가고

어느 쪽이 따라가는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거의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변화라면 두 마리의 간격이

가까웠다 멀어졌다 할 뿐이었다.

가까워졌을 때는 한 마리처럼 보이는데,

멀어져 봤자 10센티 미만이었다.

도대체 저 녀석들이 뭐하는 걸까 생각했다.

형제들끼리 노는 건가?

노는 거 치고는 너무 격렬했고,

너무 오래 갔다.

구애의 순간인가?

마치 2인 피겨스케이팅을 타는 것처럼

우리 집 마당에서 춤을 췄다.

나는 한참 보고 있었지만

그들의 춤사위는 끝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같은 속도를 유지하며 점점 멀리,

그리고 점점 높이 올라갔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말이다.

그들의 짝짓기가 결국 성공했는지 알 길이 없으나

저런 열정으로 인해서

나비는 지구 안에 계속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는가.

혹시 모른다.

한 순간 낮잠의 꿈속에 다시 나타난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