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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디아서: 내용과 성격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7. 9. 06:29

이 편지는 바울 사도가 “갈라디아에 있는 여러 교회”(1:2)에 써 보낸 것입니다. 갈라디아는 한 도시의 이름이 아니라 지방 이름입니다. 원래 갈라디아는 주전 285년 경에 소아시아 반도(지금의 터키) 중북부에 이주하여 정착한 켈트족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후에 그 지방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로마 제국이 이 소아시아를 점령했을 때 이 지역을 로마의 속주로 만들고 남부 지방까지 확장시켰습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사도가 1차 전도 여행 중에 남부 갈라디아 지방에 속한 도시들을 방문하여 교회를 세웁니다. 2차 전도 여행과 3차 전도 여행 중에는 북부 갈라디아 지방을 방문합니다. 사도행전에는 북부 갈라디아 지방 선교에 대해서는 자세히 보도하지 않습니다. 사도가 이 편지를 써 보낸 대상이 남부 갈라디아의 교회들이었는지 북부 갈라디아 교회들이었는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학자들은 이 문제를 두고 씨름을 하는데, 어느 지역의 교회들에게 쓴 것인지에 따라 이 편지를 쓴 시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남부 갈라디아에 속한 교회들에게 쓴 편지라면 이 편지는 바울의 초기 편지에 속하고, 북부 갈라디아의 교회들에게 쓴 것이라면 그의 생애 후기에 쓰여졌다는 결론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사도가 이 편지를 쓴 이유는 유다(예루살렘)로부터 전도자들이 찾아 와서 “다른 복음”(1:6)을 가르쳤고 많은 신도들이 그 복음을 받아 들였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의 신도들은 주로 이방인으로서 바울의 “율법 없는 복음”을 받아들여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유다에서 온 전도자들(이들을 “유대주의자들”이라고 부릅니다)이 찾아와 이방인으로서 복음을 믿고 구원을 받으려면 할례를 받고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사도는 그 사실로 인해 격분합니다. 예루살렘에서 모였던 사도회의(행 15장)에서 합의한 것(이방인들에게는 할례와 율법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 것)을 예루살렘 사도들과 신도들이 어겼기 때문이며, 갈라디아 신도들이 그들의 가르침에 너무도 쉽게 넘어가 벼렸기 때문입니다. 사도는 갈라디아 교인들과 결별할 각오로 이 편지를 씁니다. 그의 격한 감정이 편지의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그 만큼 바른 복음에 대한 열정이 강했고, 그 만큼 그들의 구원에 대해 절박했다는 뜻입니다. 

그런 배경을 염두에 두고 이 편지를 읽어갈 때, 행간의 의미가 잘 드러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