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한 몸으로 지어진 세상 (창세기 7장)

새벽지기1 2024. 4. 24. 06:57

해설:

드디어 방주가 완성되고 노아는 가족과 함께 방주로 들어갑니다(1절). 6장 19-20절에는 모든 동물을 암수 한쌍 씩을 데리고 들어가라고 했는데, 정결한 짐승의 경우에는 암수 일곱 쌍씩 데리고 들어가라고 하십니다(2-3절). 정결한 짐승은 먹이로 삼아도 되는 짐승을 말합니다. 이 구분은 모세의 율법에서 비로소 명문화 됩니다(레 11장). 따라서 정결한 짐승 일곱 쌍을 데리고 들어가도록 허락한 이유는 육식 동물의 먹이를 위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홍수가 끝나고 나서 제사를 드릴 때 사용할 짐승도 필요했습니다. 저자는 다시금 노아가 주님께서 명하시는 대로 행했다고 적습니다(5절).

 

모두가 방주 안에 들어가자 일 주일만에 홍수가 땅을 뒤덮습니다(6-10절). 그 때 노아는 육백살이었습니다(11절). 저자는 노아 가족과 모든 짐승이 “방주로 들어갔다”는 말을 거듭 반복하여 강조합니다(13절, 14절, 15절, 16절). 이 홍수는 이례적인 것이었습니다. 하늘에서는 장대같은 비가 쏟아졌고, 땅에 고여 있던 지하수가 터져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40일 동안 밤낮으로 비가 내리고 물이 터져 올랐습니다(17-20절). 

 

하나님께서 창조의 둘째 날과 셋째 날에 하신 일이 잠시 동안 해체 되었던 것입니다. 그로 인해 방주 바깥의 모든 생명이 죽음을 당합니다(21-23절). 홍수물은 150일 동안 땅을 뒤덮고 있었습니다(24절).

 

묵상:

오늘 우리는 물질주의적 세계관과 개인주의적 가치관으로 인해 하나님이 피조 세계 안에 존재하는 깊은 연대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삽니다. 물리적으로 나뉘어 있으면 상관 없다고 생각하고, 나의 운명은 너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인간과 모든 생명과 우주를 한 몸으로 지으셨습니다. 우리 눈에는 서로 다르고 서로 별개처럼 보이지만 깊은 차원에서 우리는 하나의 운명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었을 때 땅이 함께 저주를 받았던 것이고, 땅에 속한 생명들이 그 운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운명적 연대성은 노아의 홍수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인간들의 죄로 인해 죄 없는 수 많은 생명들이 희생 당해야 했습니다. 

 

이 사실을 두고 “하나님의 처사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간의 죄에 대한 징벌에 죄 없는 다른 생명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하나님 답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성경을 오독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모든 생명이 공유하고 있는 깊은 연대성을 보아야 합니다. 인간의 죄가 인간만의 문제가 아님을 깨닫고 끔찍하게 여겨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차원에서 그와 같은 연대성 혹은 공동 운명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과 훼손으로 인해 지구 환경이 심각하게 망가지고 있고, 그로 인한 고통을 인간보다 식물과 동물들이 더 먼저 당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녹아 없어지는 빙하 위에 홀로 서서 갈 곳을 찾지 못하고 파리하게 야위어 가는 북극곰을 보면서 혹은 죽은 고래 뱃속에서 나온 폐비닐 쓰레기 더미를 보면서 우리는 인간의 죄의 끔찍한 결과를 봅니다.

 

반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은 인간만이 아니라 온 피조 세계의 구원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모든 피조물이 완전한 구원을 날을 기다리며 신음하고 있다(롬 8:22)고 말합니다. 또한 사도 요한이 본 환상에서는 마지막 날에 새 하늘과 새 땅이 임하고 모든 생명이 구원을 누립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만의 구원자가 아니라 모든 생명의 구원자이시며 또한 온 우주의 구원자이십니다. 만일 외계 생명이 존재한다면, 그 생명까지도 예수님의 구원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