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인문학을 하나님께

감태준 "주먹을 풀 때가 되었다" / '내 자신을 위해 쓴 마음을 내려 놓으십시오'

새벽지기1 2022. 11. 15. 05:58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감태준 시인의 시 「주먹을 풀 때가 되었다」를 하나님께 드리며

‘내 자신을 위해 쓴 마음을 내려 놓으십시오’ 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주먹을 풀 때가 되었다

주먹을 불끈 쥐면 돌이 되었다 / 부르르 떨면 더 단단해졌다 /
주먹 쥔 손으로는 티끌을 주울 수 없고 /
누구한테 꽃을 달아줄 수도 없다 /
꽃을 달아주고 싶은 시인이 있었다(중략) / 
그만 털자, 지나가지 않은 생(生)도 터는데 /
나무들 모두 팔 쳐들고 손 흔드는 숲에서 / 나무 마음을 읽는다 /
주먹을 풀 때가 되었다 /

 살다보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하고 원통해서 주먹을 불끈 쥐며 복수를 다짐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주먹을 세게 쥐면 쥘수록, 복수를 더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욱 세게 쥐면서 몸까지 부르르 떱니다.
그런데 주먹을 쥔 손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티끌같이 작은 것도 잡을 수 없고, 누군가에게 꽃을 달아줄 수도 없습니다.
꽃을 달아주는 인생을 살려면 주먹을 펴고 빈 손이어야 합니다. 
 

시인은 숲에 서 있는 나무들이 모두 팔을 들고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무가 하는 일을 인간이 못 할 바 없다며 ‘주먹을 그만 털자’고 다짐해도 우리 마음은 여전히 쓴 마음입니다. 
갈대밭에 바람이 불면 갈대 잎이 수런수런 소리를 냅니다.

그러나 바람이 지나가면 고요합니다.
소리가 남지 않은 탓입니다.

기러기가 호수 위를 날면 그림자가 물 위에 비칩니다.
그러나 기러기가 지나가면 그림자가 남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바람이 지나가도 곱씹고 곱씹어 바람을 스스로 만들어 냅니다.
지나가는 그림자도 붙잡아 마음이 그늘집니다.

이것이 인간의 마음입니다.  
 영화 《빠삐용》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빠삐용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아무리 탈출에 성공한다 해도, 네 마음의 감옥 속에서 탈출하지 않으면 넌 여전히 감옥 속에 갇혀 있는 것이다.”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 나를 두렵게 만든 것이 나를 지배합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미워하는 것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사랑하고 기뻐할 시간도 모자란데, 미워하면서 낭비하는 우리들의 어리석음이 여기 있습니다.
그리하여 주먹을 푸는 것은 미움과 원망의 마음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일입니다.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사랑입니다.
내 자신을 위하여 쓴 마음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영화《벤허》에서 예수님은 한두 번 정도 뒷모습이 나올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예수님을 만난 벤허가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서 칼을 내려놓게 했소!”
예수님은 분노로 인해 칼을 들었던 베드로에게 그 칼을 칼집에 넣으라고 하셨습니다.
주의 은혜를 받은 베드로는 칼 대신 십자가를 지며 많은 영혼을 주님께로 인도했습니다.

생명의 꽃을 전해주는 하늘의 시인이 되었습니다.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마26:52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