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음식학자 정혜경 교수의 《발효 음식 인문학》을 하나님께 드리며
‘기다림도 신앙입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고난 속에서 면역의 힘을 더해주는 음식으로,
역사적 검증을 거친 발효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저자는 발효 음식이 인류의 음식 중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력적인 음식이고,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말하며, 특히 우리의 ‘발효 한식’은 최고의 밥상이라고 합니다.
즉, 치즈와 요구르트 등 동물성 재료를 발효시킨 서양의 발효 음식과는 달리,
배추와 콩 등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 발효식품으로,
장내 미생물의 다양한 확보와 개체수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한국 문화는 발효 문화’라고 할 만큼 우리가 먹는 음식 대부분은 발효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콩을 발효시켜 만드는 장, 채소를 발효시킨 김치, 생선을 발효시켜 만드는 젓갈, 그리고 식초, 식혜, 떡에 이르기까지 모두 발효식입니다.
이러한 발효 미생물이 풍부한 한국의 음식은 면역계의 힘을 더해주는 건강식이고, 맛도 최고입니다.
인간의 미각이 최고로 치는 맛이 바로 발효의 ‘삭은 맛’이라고 합니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도 다 나름대로 맛이 있지만, 삭은 맛은 그 깊이가 더한 맛입니다.
저자는 또한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진 융합 문화가 곧 발효 음식이라는 인문학적 해석을 보여 줍니다.
그러면서 ‘기다림의 미학’을 말합니다.
우리말에는 ‘삭다’,‘담그다’,‘뜨다’,‘익다’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반영하는 동사들이 많습니다.
‘젓갈이 삭다’, ‘김치가 익다’, ‘메주가 뜨다’처럼, 음식에 따라 발효의 과정을 맛깔나게 표현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은 ‘기다림’을 의미합니다.
겉절이 정보, 겉절이 배움을 통해 급속도로 만들어낸 것들은,
발효와 숙성의 기다림 속에서 우러나오는 맛과 멋 향기와 비교 불가입니다.
발효 음식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듯이, 밤이 익으려면 오랜 가을 햇살을 받아야 하듯이,
기다림이 우리를 아름다운 예술가로, 시인으로, 성숙한 신앙인으로 만들어 줍니다.
어느 시인은 지식과 지성과 지혜의 차이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머릿속에 머물러 있으면 지식이고, 가슴속에 내려오면 지성이고, 사랑이 더해져 영혼 속에서 발효되면 지혜다.”
지식이 지성을 거쳐 지혜가 되기까지, 그윽하게 기다리는 발효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기다리는 시간은 더 나은 음식이 되는 시간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섭리를 기다리는 시간은, 주님께 더 가까이 가는 발효의 시간입니다.
성숙의 시간이고, 하나님만 바라보는 집중의 시간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때때로 기다림의 성숙을 가르쳐 주십니다.
그리하여 기다림도 신앙입니다.
잘 기다리면 발효가 되고, 잘못 기다리면 부패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는 음식이 있고, 발효되는 음식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는 사람이 있고, 발효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늙어가는 사람이 있고, 그리스도를 닮아 성화되며 익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영생에 이르도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리라.”(유다서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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