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카이퍼

'하나님께 가까이' 저자 서문

새벽지기1 2021. 8. 4. 07:35

저자 서문 

 

깊은 신비주의에 빠질 때와 같이, 이러한 명상록을 펴내는 데도 상당한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 하나님을 추구하는 영혼은 무의식중에 하나님께서 구분해 놓으시고 “가까이”라는 단어로 한정해 놓으신 경계선을 훌쩍 뛰어 넘어서 그분의 존재에까지 파고들어 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처음부터 그러한 위험을 철저히 경계했으므로 그것을 탈피했으리라 믿는다. 반면 그러한 위험을 두려워한다면 감정과 상상력이 각성될 때에 영혼을 소생시켜 주는 열정과 신앙적 열심을 눌러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순한 생각이 명상은 아니다. 오히려 명상이란 그것과 전혀 다른 것으로서, 지옥문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의 교회에 대항하여 일어나는 계속적인 맹공격에 대하여, 용서나 고려해 볼 여지없이 빈틈없이 맞서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 사탄의 공격은 반대 논쟁, 철학적 반박, 반비평주의를 불러일으킨다. 만일 이를 견제하지 못하면 우리의 영혼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범주에 머물고 말게 되며 따라서 우리의 선조 신앙은 형식적인 것이 되고 말 위협을 받게 된다. 이성주의는 말하자면 끝이 섬세하고 눈 부시게 투명하며 모양이 아름다운 얼음 결정체를 형성한다. 그러나 그 얼음 밑에서 생수의 강줄기는 너무 쉽사리 말라 버린다. 거기에서 교리적 추상 개념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열렬하고 경건한 마음에서 보여지는 참된 신앙심은 사라지고 만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즉 교부들은 우리에게 다른 예를 보여 주었다. 그들에게서 우리는 강경한 논쟁의 재능을 발견한다. 그런데 그것은 늘 열렬한 신비주의와 더불어서 퍼져 나가는 것이다.

 영혼이 하나님께 가까이 나가는 것에 대한 묵상, 수고 그리고 명상은 위에서 언급된 잘못들을 바로 잡으며, 영혼을 추상적인 교리와 각박한 생활에서 끌어내어 참된 신앙으로 회복시켜 준다. 또 영적인 물의 "화학적인” 분석을 통하여 영혼으로 하여금 다시 그 물의 근원되는 생수의 샘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이 생수를 마시지 않고 교리적 고백만 중시하면 삭막한 정통주의에서 영혼은 고갈하고 만다. 마찬가지로 교리적 규범을 명백히 알지 못한 채 영적인 감정만 내세우면 병폐적인 신비주의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살아계신 하나님과 인격적인 교재를 맺고 있다고 느끼고 깨닫고 아는 사람과 계속해서 말씀으로 자신의 영적 체험을 점검해 보는 사람은 안전하다. 그러한 사람은 믿음이 굳건한 사람으로서 자기의 가정이나, 사귐을 갖는 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세상에서 경건의 능력을 나타내며, 심지어는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을 경멸하는 사람들에게 조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끔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수록된 명상들을 통하여 많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아주 고상한 영적 상태에 이르게 되고 신앙의 격려를 받게 되기를 기원한다. 

단 한 심령이라도 이러한 목적을 이루게 된다면 그것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넘치는 찬양과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아브라함 카이퍼 

헤이그, 네덜란드 

1908년 6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