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여름날 새벽 잠시 틈을 내어 인근에 있는 산을 오른다.
끈끈한 한여름 습기가 주변을 감싸고 쏟아지는 땀은 열기를 뿜는다.
가쁜 숨을 몰아 쉰다.
자욱한 안개가 몰려왔다 걷히며 숲 속은 천상이 된다.
내가 신선인 듯 착각에 빠져 정신없이 걷는다.
저만치 가다보니 낙엽더미에 황금색 꽃이 피었다.
구르듯이 달려가니 노란색 그물 망토를 두르고 있는 망태버섯이다.
어쩌면 저렇게도 신기하게 엮었을까?
멋진 자태에 넋을 잃고 이리저리 살펴본다.
노란색 망태버섯을 찍으려 수없이 이산, 저산을 돌아다녔으나 만날 수가 없었다.
우연이란 이런건가 보다.
만들고자 하여도 되지 않는데
이렇게 만나고 보니 어느새 습기의 끈적함도 상쾌함으로 바뀐다.
언제 올지 모르는 우연, 마음이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