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만의 충만
엡 1:23절은 교회를 두 가지로 정의한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의 충만’이다. 전자는 앞에서 짚었으니 오늘은 후자를 살피겠다.
충만은 헬라어 플레로마의 번역이다. 플레로마는 영어로 fullness, completeness(주로 신적인 존재나 자연의 완전함으로), fulfilling, fulfillment이다. 우리말 충만은 적합해 보인다. 에베소서 기자는 그리스도가 만물을 충만하게 한다고 말한다. 충만하다는 말은 우리는 보통 양적으로 생각한다. 물통에 물이 가득하다거나 강의실에 학생들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말이다. 기독교인들은 보통 성령이 충만하다는 말을 쓴다. 본문이 말하는 충만은 양적인 것이 아니라 질적인 것이다.
그리스도가 만물을 충만하게 한다는 말은 그리스도가 만물에게 생명을 준다는 뜻이다. 교회 밖의 사람들은 이걸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돈이 많아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니 돈이 바로 현대인들에게는 충만하게 하는 능력이다. 교회 밖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기독교인들도 예수 그리스도가 만물을 충만하게 한다는 사실을 실질적으로 이해하거나 동의하지 않는다.
에베소서의 이 말을 이해하려면 삼위일체 개념을 알아야 한다. 기독교 신앙은 역사적 인물이었던 예수가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 참여했다고 주장한다. 요한은 ‘태초에 로고스가 존재했다.’고 말한다(요 1:1). 그 로고스가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그 로고스가 하나님이다. 여기서 말하는 로고스는 예수를 가리킨다. 무는 비어있음이고 유는 가득함, 즉 충만이다. 예수가 창조의 하나님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면 예수가 만물을 충만하게 한다는 말도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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