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론적 교회론
에베소서는 교회를 가리켜 만물을 충만하게 하는 그리스도의 충만이라고 말한다. 과감하고 혁명적인 교회론이다. 이를 신학에서는 ‘우주론적 교회론’이라고 한다. 교회가 그리스도를 통해서 만물의 충만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신앙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차원으로 축소되었다. 예수 믿고 구원받는다는 말을 주문처럼 받아들인다. 자기와 자기 가족의 물질적인 축복에, 그리고 개별 교회 성장에 매달린다. 이들에게 공공의 역사와 세상과 우주는 추상이다. 세상을 말할 때도 세상을 전도의 대상으로 취급한다. 세상을 대상화함으로써 그들이 세상으로부터 소외된다. 에베소서가 말하는 만물의 충만과는 거리가 멀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충만이라는 말은 세상을 충만하게 하는 능력이 교회에 충만하다는 뜻이다. 교회는 세상 만물의 구원을 지향해야 한다. 우주론적 구원이다. 그것을 단순히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구현해야 한다. 세상 만물의 구원은 정치와 경제와 생태까지 다 포함한다. 남북 분단 체제의 극복도 대한민국의 구원에서 필수다.
교회가 세상을 생명 충만하게 하는 그리스도의 충만이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그리스도의 충만에 이르지 못하면 교회가 아니라는 말이 된다. 개별 신자들이 이런 문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신앙생활의 근본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세상살이에 쫓겨 신앙의 중심으로 들어가기 힘들다. 개별 신자들은 일주일에 한 번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이게 오늘 교회의 현실이니 교회의 우주론적 차원에 속하는 문제는 전업으로 교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감당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라도 교회의 공공성, 교회의 보편성은 제도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거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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