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신앙
12월3일은 2017-2018년 대림절 첫째 주일이다. 예수와 초림과 재림을 기리는 절기다. 교회력의 시작이 대림절이라는 말은 기독교 신앙의 단초가 여기에 놓여있다는 뜻이다. 교회는 그야말로 종말론적 메시아 공동체다.
현대인들은 기독교의 이런 신앙을 유치하다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럴만하다. 대림절 신앙의 원형은 예수가 구름 타고 모든 이들이 보는 중에 하늘로부터 땅으로 내려온다는 신화에 기인한다. 이런 이야기가 성립되려면 지금 하늘이라는 공간에 예수가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우주 물리학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만 갖고 있어도 우주 공간이 비어있다는 것을 안다. 현대인들에게 예수 재림은 계몽되지 못한 이들의 환상에 불과하다.
따지고 보면 하나님에게 관심이 없는 현대인들 역시 크고 작은 재림 신앙에 기대서 살아간다. 돈을 많이 번다거나 출세하는 때를 기다린다.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의 혁명을 꿈꿨다. 과학자들도 이 세상을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해명할 수 있는 미래를 기다린다. 지난 인류 역사에서 제국들은 세계 지배를 꿈꿨다. 그런 기다림과 꿈이 대림절 신앙보다 더 옳다거나 더 성숙하다거나 더 현실적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들도 어쩔 수 없이 확실한 근거가 없는 대상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베케트의 『고도우를 기다리며』는 이런 현대인의 절망적인 실존을 그리고 있다.
기독교 신앙은 유대 민족을 구원할 메시아를 기다리던 유대교와 세계 지배를 꿈꾸던 로마에 대항해서 예수의 재림을 기대했다. 구름과 천사장의 나팔소리 같은 신화적 요소가 개입되어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상의 완성을 하나님이 당신의 고유한 능력으로 실현한다는 사실에 대한 전망이다. 이런 전망은 종교와 정치 이데올로기를 끝없이 상대화하고 부정한다. 그 방식으로 새로운 통치가 오기를 기다린다. 이런 대림절 신앙을 오늘 기독교인들은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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