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크스
세 번째 단어는 사르크스다. 신약성경에서 인간의 몸을 가리키는 단어는 소마와 사르크스다. 소마는 영과 대별되는 인간 속성이라고 한다면 사르크스는 소마의 성격이 있으면서도 단백질로 된 물성으로서의 인간 속성 자체를 가리킨다. 소마는 주로 ‘몸’으로, 사르크스는 주로 ‘육’나 ‘육체’로 번역된다. 신약성경은 소마와 사르크스를 구분할 때가 많지만 어떤 경우에는 서로 혼용하기도 한다.
기독교 인간론에서 중요한 전통 중의 하나는 심령주의다. 인간의 몸을 낮춰보고 영혼을 높이 보는 것이다. 그렇게 볼만한 성경 구절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성경은 인간의 육체를 하나님의 창조로 본다. 따라서 육체 역시 선한 것이다. 하나님이 창조한 것은 모두 ‘보기에 좋았다.’고 하지 않는가. 이 세상에는 보기에 좋지 않은 것들도 물론 있다.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것들이다. 그것마저 하나님의 창조로 보기는 어렵다. 창조의 변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마귀나 사탄은 천사가 타락한 것이라고 말이다. 이런 문제는 신학이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어쨌든지 성경에 다양한 생각들이 들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육체 비하는 성경적인 가르침이 아니다.
태초의 로고스인 예수가 사르크스가 되었다는 요한복음의 진술은(요 1:14) 혁명적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은 추상이 아니라 물성(物性)을 가리킨다. 인간의 육체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그게 성찬식에서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빵과 포도주, 빵을 찢고 받아드는 손, 성찬대 앞으로 모여드는 회중들, 바로 거기에 예수가 임재한다. 예수의 성육신과 성찬의 신비는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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