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목사공부(218)- 목사 부인(2)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7. 7. 05:39

목사 부인(2)

 

교회에서 목사 부인의 위치는 독특하다. 

평신도도 아니고, 교역자도 아니고, 집사나 권사도 아니다. 

그냥 목사의 부인일 뿐이다. 

그 정체성이 애매하다. 

목사 부인 행세보다는 그냥 신자로서

신앙생활 하는 게 가장 좋긴 하지만 한

국교회 정서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때로는 그게 일종의 특권으로 작동된다. 

목사 부인이라는 권력을 이용해서 자기를 과시할 수 있다. 

목사는 괜찮은데 목사 부인 나대는 거 보기 싫어서

교회 가기 싫다고 말하는 신자들이 나올 정도다.

 

아주 오래 전에 정연희 씨의 < 8요일>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주인공은 대도시에 있는 중형 교회의 담임 목사다. 

그는 성실한 목사로서 목회에도 성공한 사람이다. 

어느 날 그가 새벽 기도회 후에 실종되었다. 

교회에서 야단이 났다. 

아무리 수소문을 해도 찾을 수 없었다. 

물론 목사의 아내도 남편의 행방을 몰랐다. 

이 사람은 남 보기에 목회에 성공했지만

정신적으로 목회를 견뎌낼 수 없었다. 

친구인 정신과 의사와 상담했다. 

친구는 목사의 삶이 갑충과 같다고 진단했다. 

종교라는 형식에 갇혀서 내면의 삶이 피폐해져갔다. 

목사는 자기의 정신적인 어려움을 아내에게 몇 번 토로한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아내가 하는 말이 이렇다.

목사님, 요즘 기도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기도원에 가서 40일 금식 기도 하고 오세요.’ 

 

대충 내 기억에 남는 이야기다. 

목사인 남편보다 아내인 사모의 믿음이 더 좋았다는 말이다. 

인간적인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목사 부부의 문제가

한국교회 병폐 중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