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등불을 밝히는 이유 (출 27:20-21)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6. 29. 04:46

해설:

마지막으로 하나님은 “올리브를 찧어서 짜낸 깨끗한 기름”(20절)으로 등불을 밝혀 놓으라고 하신다. 여기서 말하는 등불이 앞에서 명령한 등잔대의 불(25:31-40절)을 말하는 것인지, 또 다른 등불을 가리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 등의 모양과 만드는 방식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을 보아서는, 앞에서 언급한 등잔대에 사용할 기름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아 보인다. 

 

올리브 기름은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가장 고급진 기름이었다. 올리브에서 기름을 짤 때는 주로 압착하는데, 찧어서 낸 기름을 사용하라고 하신다. 깨끗한 기름을 얻기 위해 올리브를 빻고 걸르는 과정은 상당한 시간과 노동을 요구한다. 하나님은 그 정성을 요구하신다. 보통 가정에서는 걸죽한 기름으로 불을 밝히는데, 불이 밝지도 않고 그을음이 많이 생긴다. 성소는 밀폐된 공간이므로 그으름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그 등불을 “늘 켜 두어라”고 지시하신다. 가정에서는 저녁이 되면 등불을 켜 두었다가 취침할 때면 끈다. 사람은 잠을 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소의 등불은 항상 밝혀 두어야 한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분은 졸지도 않으시고, 주무시지도 않으신다“(시 121:4)는 고백 때문이다. 등불이 꺼지지 않게 하는 것은 앞으로 제사장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 중 하나다(20-21절).

 

묵상:

일곱 개의 가지를 가진 등잔대(메노라)는 두 가지의 기능을 가집니다. 실용적인 기능으로는, 밀폐된 성막 안을 밝히는 것입니다. 상징적인 기능으로는, 빛이신 하나님의 현존을 기억하게 해줍니다. 등잔대 위에 얹어 놓을 등잔에는 순수한 올리브 기름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올리브 기름을 특별한 방법으로 만들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므로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쏟으라는 뜻입니다. 순수한 기름을 사용하는 이유는 밀폐된 성막 안에서 기름 그을음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성소의 등불은 항상 밝혀져 있어야 합니다. 성막 안에 아무도 없는 시간조차 등잔불을 밝혀 놓아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은 “졸지도 않으시고, 주무시지도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그들 모두가 잠 자고 있는 동안에 성소의 등불은 타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은 밤이나 낮이나 동일하게 당신의 백성들을 지켜 보십니다. 

 

하나님께서 항상 지켜 보신다는 말은 우리에게 두 가지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하나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늘 지켜보시고 돌보아 주신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순례자는 “주님께서 너를 모든 재난에서 지켜 주시며, 네 생명을 지켜 주실 것이다. 주님께서는, 네가 나갈 때나 들어올 때나, 이제부터 영원까지 지켜 주실 것이다”(시 121:7-8)라고 노래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언행심사를 항상 지켜보신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다윗은 “주님, 주님께서 나를 샅샅이 살펴보셨으니, 나를 환히 알고 계십니다. 내가 앉아 있서나 서 있거나 주님께서는 다 아십니다. 멀리서도 내 생각을 다 알고 계십니다”(시 139:1-2)라고 고백했습니다. 그것을 생각한다면,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에도 거룩하고 의롭게 살아갈 것입니다.

 

기도:

주님께서 살아 계시기에 저희가 살아 있습니다. 주님께서 일하고 계시기에 밤에도 마음 놓고 잠잘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다스리시기에 저희는 때가 되어 손을 털고 물러설 수 있습니다. 주님이 영원하시기에 마침내 저희가 주님 품에 쉴 수 있습니다. 감사와 찬미를 올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