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목사공부(129)- 교회란 무엇인가?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6. 14. 04:59

교회란 무엇인가?

 

목회 현장을 직접 말하기 전에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질문하는 게 좋겠다. 목회도 결국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행위이고, 그 행위는 교회의 본질로부터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역사에 등장한 교회를 잘 알고 있지만 처음에는 교회가 당연한 게 아니었다. 교회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예수님이 교회를 설립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교회가 설립되는 걸 원하셨을까?

 

 16:13-20절에는 예수님을 향해서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하는 베드로의 그 유명한 신앙고백이 나온다. 이 신앙고백은 복음의 초석이다.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은 마 16:18,19절에서 베드로에게 이런 말씀을 주셨다.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로마가톨릭교회는 이 구절에 근거해서 제1대 교황이 바로 베드로라고 주장한다. 교황의 권위는 천국 열쇠에 달려 있다. 만약 이 구절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가톨릭교회의 교황론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개신교회는 이 구절을 다르게 해석한다. 예수님이 베드로라는 한 자연인을 교회의 토대로 삼은 게 아니라 그의 신앙고백을 교회의 토대로 삼았다고 말이다. 어쨌든지 가톨릭이나 개신교회나 모두 예수님이 교회를 세웠거나, 세우려 했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옳은가?

 

이 구절에 근거해서 예수님을 교회 설립자로 보거나 교회가 설립되는 걸 원하신 분이라고 보는 건 옳지 않다.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전하는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은 교회 설립 건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다. 마태복음 기자가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교회설립 전승을 하나로 묶은 데에는 베드로의 권위를 부각시키려는 편집의도가 작용했다고 보는 게 옳다. 이 문제를 주석적 논의로 끌고 들어가면 너무 복잡해지니까 이런 정도로 정리하는 게 좋겠다. 예수님과 교회설립을 직접 연결시킬 수 없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