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헤셸(1)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4. 17. 05:20

요즘 나는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의 <하느님을 찾는 사람>을 읽고 있다. 얼마 전에 한국기독교연구소에서 다른 몇 권과 함께 구입한 책이다. 마침 세일 기간이라 책을 싸게 샀는데, 책을 읽다보니 책값이 너무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책이라는 걸 전제하고) 책보다 싼 게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무한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그걸 어떻게 돈으로 계량할 수 있겠는가. 헤셸은 유대인 사상가, 학자, 랍비, 문필가, 신비주의자, 혁명가 등으로 불린다. 아깝게 1972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운동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어느 안식일에 부인과 딸이 회당에 갈 시간이 되어도 헤셸이 나타나지 않자 그의 방에 가보니 잠자듯 죽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죽음이 유대인들에게는 최상의 축복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에게도 그렇다. 나에게도 그런 은총이 주어졌으면 한다. 앞으로 당분간 이 책에서 읽을거리를 발췌해서 소개하려고 한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유대교와 기독교의 대화가 왜 가능한지, 왜 필요한지를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예언자들과 성자들의 영혼과 교제하는 방법을 배우기 전까지는 그 기도문의 보물들을 음미하면서 사는 것이 무슨 유익이 되는지를 깨닫지 못한다. 우리 가슴의 부서진 피리를 애써서 불어대는 것보다는 그 오래된 기도문의 음악에 우리의 가슴이 산울림처럼 응답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위로부터 안으로, 정신으로부터 영혼으로 나아가는 것이 그 반대로 나아가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기도문들의 날개 위에 실려 감으로써 우리는 단번에 우리의 진부한 자기의 비참한 감옥에서 우리의 생각들이 풀려나게 되고, 또한 슬픔을 희망으로, 생각을 빛으로 바꿀 수 있는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와 반대로 주관적인 것, 자신의 내면에서 출발하면 자기의 협소함에서 벗어날 길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 98, 이하 쪽수로만 표기)

 

이게 무슨 뜻인지를 아는 사람은 상당한 수준의 영적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이 글을 젊었을 때 읽었다면 좋은 말이라는 건 알았겠지만 그 깊이는 따라가지 못했을 것이다. 위 글을 해석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나는 언젠가 다른 글에서 한국교회 교인들이 너무 기도에 열심을 내려고 하지 말고 일단 기도를 배워야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좋은 기도문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으라고 말이다. 헤셸의 말과 다를 게 없다. 위에서 보듯이 헤셸은 그것을 훨씬 풍부한 생각과 수사와 느낌과 비유로 설명하고 있다. 영적인 내공이 깊은 분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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