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한국교회 문제의 책임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3. 1. 08:04

일전에 어떤 분과 이야기 하는 중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새롭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고 
목회자인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그분이 아주 사실적으로 말했다고 보면 된다.  

 

내가 물었다.
생각도 깊이도 신앙도 진지한 분들이
왜 수준 이하의 교회에 붙어 있는 거죠?
본인들도 교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그런 방식의 신앙생활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결국 자신의 영혼이 훼손되는 게 분명한데 말입니다.
내가 일반 신자였다고 한다면
벌써 다른 교회로 옮겼을 겁니다.

 

그분의 대답은 이렇다.
신자들이 그런 교회에 남아 있는 것은
아주 단순한데 있다.
주일을 지켰다는 안도감이 그것이다.
마음이 불편하지만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렸다는 사실 하나로
만족해 하는 것이다.
신앙이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억지로라도 교회를 지키는 것이고,
목사에게 반하는 행동은 불신앙이라고 생각한다.
좋게 보면 순수한 신앙이고
정확하게 보면 맹신에 불과하다. 

지금 나는 신자들이 기회주의자들처럼 
쉽게 교회를 옮기는 것이 좋다거나
좋은 교회와 나쁜 교회가
선을 귿듯이 확실하게 구분된다는 것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어떤 교회고 문제 없는 교회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의 수준은 있어야 한다.
그것마저 없는 교회가 수두룩하다. 

 

신자들은 거기서 자학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그런데도 붙어 있다는 것은 
심신이 주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거나 
그런 교회구조에서 얻는 것이,
즉 일종의 떡고물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문제는 목회자와 평신도 양자에게
똑같은 책임이 있다고 말하면
목회자로서 책임 회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