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인문학을 하나님께

생떽쥐베리 「어린왕자」 / '바쁜 중에도 내가 누구인지 꼭 물어야 합니다.'

새벽지기1 2024. 6. 30. 07:34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 중 다섯 번째 별에서 만난 ‘가로등지기 이야기’를 하나님께 드리며 ‘바쁜 중에도 내가 누구인지 꼭 물어야 합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가장 이상했던 만남은 가로등을 켜는 사람이었어요. 저는 그 사람이 안쓰러웠어요. 그 사람은 밤에 등을 켜고 낮에는 등을 끄는 일을 끝없이 반복해야 했어요.”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난 이후 여섯 개의 별을 거쳐 일곱 번째 별인 지구에 도착합니다. 그가 거쳐온 여섯 개의 별 속의 사람들은 ‘어른’과 ‘사람’들의 여러 가지 특징들을 나타내는 기호들입니다. 
 어린왕자는 각각의 별들에서 자신만 최고로 아는 왕, 허영심에 빠진 사람, 악순환의 연속인 술꾼,베풀지 않고 쌓아 놓기만 하는 사업가, 안쓰럽게 가로등을 켜는 사람, 책상에만 앉아 세계 지리를 연구하는 지리학자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다섯 번째 별에서 이제까지 다른 별에서 느끼지 못한 호기심과 안쓰러움을 느낍니다. 다섯 번째 별은 여태까지 방문한 별들 중에 가장 작은 별이고,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두워지면 가로등을 켜는 가로등지기입니다. 그는 가로등을 켜고 끄는 것이 맡은 바 일입니다. 그런데 그 별의 자전 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하루의 길이가 딱 1분입니다. 1분마다 가로등을 켜고 끄느라고, 도통 쉴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어린 왕자와의 대화 도중에도 계속해서 가로등을 켜고 끄는 중이었습니다. 
 너무나 바쁘게 맡은 바 소임을 잘 수행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 누가 봐도 존경할만한 사람인데, 그를 보면 왠지 슬퍼집니다. 
 현재 지구촌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정신없이 열심히 사는 가로등지기 같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무슨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 본질적인 성찰 없이 그저 정신없이 일만 하다가 나이가 들고 은퇴를 합니다.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이런 시를 썼습니다.

나는 왔누나 / 온 곳을 모르면서 /
나는 있누나 /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
나는 가누나 /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
나는 죽으리라 / 언제 죽을지 모르면서 /

이것이 가로등지기, 아니 현대인의 모습입니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려갈 때 가끔 씩 말에서 내려 뒤를 돌아보곤 한답니다.  자신의 영혼이 잘 따라오고 있나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밤 기도를 하실 때, 제자들에게 자신과 함께 깨어 있기를 부탁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6장 38절입니다.

“…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하시고”(마26:38b)

‘깨어 있는 자’는 ‘생각하는 자’입니다. 아무리 바쁜 현실일지라도, 늘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고,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를 생각하고, 주님이 주신 사명을 생각하는 사람이 깨어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