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마가복음 후기(5)(막16:13)

새벽지기1 2024. 4. 27. 05:53

'두 사람이 가서 남은 제자들에게 알리었으되 역시 믿지 아니하니라.'(막16:13)

 

누가복음의 엠마오 이야기를(눅 24:13-35) 단 두 구절로 압축하는 마가복음의 두 제자 이야기는 마가복음에 나오는 다른 부활 전승과 거의 똑같은 형태를 보입니다. 부활의 주님이 현현하셨지만 아무도 그것을 믿지 못했다는 겁니다. 막 16:1-8절에는 세 명의 여성들이 나옵니다. 그들은 천사에게서 자세한 말을 들었지만 놀라고 무서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막 16:8) 막 16:9-11절에는 사람들이 부활의 주님을 만났다는 막달라 마리아의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막 16:11) 이어서 두 제자의 말을 듣고도 제자들은 ‘역시’ 믿지 않았습니다.(막 16:13)

 

위에서 확인했듯이 마가복음 기자가 예수님의 제자들과 추종자들이 부활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는 말을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수 부활은 믿기 힘든 현상이라는 게 그 대답입니다. 그것은 그냥 사람이 죽었다가 살아난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무개가 죽었다가 살아났데, 하는 거라면 오히려 쉽게 믿을 수 있습니다. 그런 건 아주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임사체험으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종말에 일어날 궁극적 생명 사건이기에 이해하기도 힘들고, 믿기는 더더욱 힘듭니다.

 

제자들이 믿지 못했다고 해서 그 부활 현현이 확실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것을 진리로 인식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는 말씀입니다. 어제의 묵상에서 구약과 성만찬이 예수 부활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구약이 제자들의 부활 경험을 확실한 것으로 해석해주었고, 성만찬이 부활 경험을 생생한 것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는 뜻입니다. 이런 일이 이루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긴 과정을 통해서 제자들은 결국 믿기 힘든 부활을 믿을 수 있는 영적 경지로 올라섰습니다. 바로 거기에서 기독교가 시작되었습니다.

'좋은 말씀 > -매일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가복음 후기(7)(막16:15)  (1) 2024.04.28
마가복음 후기(6)(막16:14)  (0) 2024.04.27
마가복음 후기(4)(막16:12)  (1) 2024.04.27
마가복음 후기(3)(막16:10,11)  (0) 2024.04.26
마가복음 후기(2)(막16:9)  (0) 202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