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인문학을 하나님께

신동집 : 목숨 / ‘당신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새벽지기1 2022. 6. 29. 06:45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신동집 시인의 시 「목숨」을 하나님께 드리며

‘당신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목숨

목숨은 때 묻었나 / 절반은 흙이 된 빛깔 / 황폐한 얼굴엔 표정이 없다.
나는 무한히 살고 싶더라 / 너랑 살아 보고 싶더라 /
살아서 죽음보다 그리운 것이 되고 싶더라 (중략)/
우리는 아직도 포연(砲煙)의 추억 속에서 / 없어진 이름들을 부르고 있다 /
따뜻이 체온에 젖어든 이름들(중략) /
목숨의 조건은 고독하다 /
바라보면 멀리도 왔다마는 / 나의 뒤 저편으로 /
어쩌면 신명나게 바람은 불고 있다 /
어느 하 많은 시공(時空)이 지나 / 모양 없이 지워질 숨자리에 /
나의 백조는 살아서 돌아오라 /

‘생명’과 ‘목숨’은 같은 말이지만, ‘목숨’이라는 말이 더 애절하고 절박하고 숭고합니다. 
‘목숨’을 잃은 자 대신 살아 남아 ‘생명’이 있는 자는, 황폐한 얼굴, 흙의 빛깔로 때 묻었습니다.
너랑 같이 살아서 ‘죽음보다 그리운 것’이 되고 싶었는데, 살아 남은 자의 ‘목숨의 조건은 고독’하기만 합니다.
전쟁의 포연(砲煙) 속에서 없어진 이름들을 부를 때, 눈물겹기만 합니다. 
어서, 이 눈물의 때가 지나야지.

시인은 전쟁으로 얼룩진 삶이 신명나게 불어 오는 바람처럼 하루 빨리 사라져서,

‘어느 하 많은 시공(時空)이 지나’ ‘살아서 돌아올’ 한 마리 ‘백조’를 꿈꿉니다. 
그들의 희생이 백조가 되고, 산 교훈이 되고, 산 역사가 되어 오늘 이 땅과 푸른 하늘을 날기를 기원합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나의 삶은, 예수님이 나를 대신해 목숨을 던지신 덕분입니다.

또한 누군가 내 대신 사랑과 정의를 위해 삶을 던진 덕분입니다. 
고맙고 미안하여 고개 숙일 뿐입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영국 군인들은 사랑하는 고국에서 개선 행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런던 거리는 아침부터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군인들을 환영하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영국 여왕과 하원 상원 의원들, 귀족들도 개선 행렬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군인들의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육군이 지나가고, 해군과 공군이 지나가고 해병대가 지나갑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한 작은 부대가 입구에 들어서자, 갑자기 모든 시민들이 벌떡 일어섰습니다.

여왕도 일어서고, 귀족들도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그 작은 부대를 향해서 뜨거운 눈물과 함께 천둥 같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 작은 부대는 상이(傷痍) 군인들로 이루어진 부대였습니다.
고국을 위해 싸우다가 전쟁터에서 팔과 다리를 잃어버리고, 눈을 잃어버리고, 몸의 한 부분을 잃어버린 상이 군인들! 
그들이 개선 행렬의 스타들이었습니다.

고마운 목숨들입니다. 

 

우리가 삶을 다 마치고 하나님 앞에 서게 되는 날도 그러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위하여 손해 보고 희생하는 일을 선택했던 사람들, 하나님을 향한 이야기와 삶의 흔적이 있는 사람들이,

단연코 천국의 영웅, 별과 같은 스타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 (단12:3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