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신권인목사

계절과 함께 철들어 간다

새벽지기1 2017. 8. 23. 13:17


샬롬! 찬미예수


계절에 민감한 나는 계절을 느끼며 철들어 간다.


사람보고 철들었다든가, 철이 덜 들었다든가 하는 말의 의미가 실은, 자연현상에서 유래하고 있다.

24절기는 농사짓는 시기를 가늠하는 중요한 정보다. 언제 준비하면 좋고, 언제 씨 뿌리는 게 좋은지,

언제 가을걷이 하는 게 좋은지 구분할 줄 알게 되면 부모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농사짓고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철들었다'는 의미는 "농사지을 때를 가릴 줄 안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반대로 '철없다'는 의미는 계절의 순환을 아직 가릴 줄 모른다는 의미다.

 

오늘은 절기상으로 처서라고 한다.

"처서에 창을 든 모기와 톱을 든 귀뚜라미가 오다가다 길에서 만났다.

모기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란 귀뚜라미가 그 사연을 묻는다.

'사람들이 날 잡는답시고 제가 제 허벅지 제 볼때기 치는 걸 보고 너무 우스워서 입이 이렇게 찢어졌다네.'라고 대답한다.

그런 다음 모기는 귀뚜라미에게 자네는 뭐에 쓰려고 톱을 가져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귀뚜라미는 '긴긴 가을밤 독수공방에서 임 기다리는 처자 낭군의 애(창자) 끊으려 가져가네.'라고 말한다."

 

처서(處暑)24절기 가운데 열넷째 절기로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

라고 할 만큼 여름은 가고 본격적으로 가을 기운이 자리 잡는 때다.


남도지방에서 처서(處暑)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이야기다.

귀뚜라미 우는 소리를 단장(斷腸), 곧 애끊는 톱 소리로 듣는다는 참 재미있는 표현이다.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해충들의 성화도 줄어든다.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간다는 속담이 있다.

낱말을 그대로 풀이하면 '더위를 처분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전에 부인들은 이때 여름 동안 장마에 눅눅해진 옷을 말리고, 선비들은 책을 말렸는데

그늘에서 말리면 '음건(陰乾)', 햇볕에 말리면 '포쇄'라 했다.

특히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에서는 포쇄별감의 지휘 아래 실록을 말리는 것이 큰 행사였다고 한다.

 

처서에 비가 오면 "십 리에 천 석 감한다."고 하여 곡식이 흉작을 면하지 못한다는 믿음이 전해지고 있으며,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줄어든다."는 속담도 있다.

전라북도 부안과 청산에서는 "처서에 비가 오면 큰 애기들이 울고 간다"라고 한다.

예부터 부안과 청산은 대추 농사로 유명한데 대추가 달콤하게 익어가기 시작하는 처서 앞뒤로 비가 내리면 대추가 익지 못하고,

그만큼 혼사를 앞둔 큰 애기들의 혼수장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유머에 해당하는 말이지만

"한 겨울에 바닷가에서 수영팬티를 입고 있는 여자"를 '철없는 여자'라고 한다.

즉 시도 때도 없이 철을 분간하지 않고 제 멋대로 개념 없이 매사에 괘념치 않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철들어 간다는 말이 더욱 실감되는 나날이다.

내가 아는 장로님과 권사님 댁 '베다니'는 두 분의 마지막 인생의 쉼터이며 영혼의 Jubilee(희년)가 되는 곳이다.  

두 분의 깔끔함과 열린 깊은 영성은 나의 정서가 맞닿는 심령의 에덴동산이다.  

베다니에는 약 7천평의 동산이 누워있다.

일명 나는 동산지기로 새벽마다 예초기를 돌리며 풀내음을 맡는다.

풀을 깎으며 내 수염을 깎는 기쁨보다 더 큰 성취감을 느낀다.

내 머리칼과 수염이 자라는 것처럼 풀이 자라는 속도도 비례한다.


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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