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쉐퍼의 변증설교 방법
첫째, 쉐퍼는 설교를 하기 전에 청중 분석부터 먼저 했으며 각 사람에게 알맞은 대답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청중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습니다.
1)진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는 사람의 경우입니다. 진리가 있다는 것을 믿고 진리를 찾는 사람, 즉 필립이 만난 이디오피아 내시와 같은 사람입니다. 그는 구약 이사야의 글을 읽으며 그 뜻을 알기 원했던 사람이었습니다.(사도행전8:26-39) 예수님이 만났던 니고데모(요한복음 3:1-20)나 베드로가 만났던 고넬료도 그런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었습니다.(사도행전10:30-47)
2)정직한 질문을 갖고 씨름하는 사람을 만났을 경우입니다. 아직 진리를 믿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진리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고 참과 거짓이 있다고 인정하고 옳고 그런 것이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바울이 만났던 아테네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며(사도행전 17:16-21), 예수님이 만났던 부자 청년도 이런 경우입니다.(누가복음 18: 18- 23) 이를테면 그들은 정직한 영적 갈등과 질문을 가진 사람입니다.
3)진리가 있다는 것을 전혀 믿지 않는 사람을 만났을 경우입니다. 바울이 만났던 아그립바 왕(사도행전 26: 19-32)이 그런 사람인데 전제의 비일관성을 접촉점으로 삼아 시간이 걸리지만 대화를 풀어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쉐퍼는 청중들의 강점과 약점을 잘 분석하고 전했으며 특히 모든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방해하는 넘어지게 하는 돌(stumbling block)이 있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예를 들어, 유대 사람들의 강점은 율법에 대한 열심이지만 그것이 또한 그들의 가장 큰 약점이 되었습니다. 반면에 헬라 사람들의 강점은 그들의 지혜였는데 약점이 되었습니다. 교만해졌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미국사람들의 강점은 자유입니다. 그 자유 때문에 마약중독, 동성애, 총기사고 등이 끊일 날이 없습니다. 한국인들의 장점과 약점은 공부, 열심, 훈련 중에 어느 것이 장애물이 됩니까?
둘째, 쉐퍼는 변증설교라 하여 어렵게 하지 않고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쉽게 했습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의 설교는 어느 누구의 설교보다 쉬웠습니다. 결코 현학적이거나 철학적이지 않고 평이했습니다. 그는 종종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말구유를 낮추어 양이 먹을 수 있도록 하면 모든 동물이 와서 먹을 수 있다." 그 말을 듣고 실천한 그의 제자 제람 바즈(Jerram Barrs, 미국커버넌트신학교 교수)는 "제가 발견한 것은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설교하니까 어른들이 더 '유익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쉐퍼는 설교를 할 때 지성에만 호소하지 않고 전인격에 호소했습니다. 쉐퍼는 감정에만 호소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지성에만 호소하지도 않았습니다. 제람 바즈는 그것을 두고, "듣는 이의 지, 정, 의를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한다"고 했는데 정확한 지적입니다. 듣는 청중들의 지성을 움직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서와 그들의 의지도 움직일 수 있도록 설교해야 합니다. 쉐퍼는 자신의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전하면서도 감동과 열정을 가지고 전했습니다.
특히 쉐퍼는 설교에서 강한 도전과 갈등을 유발하고 선택을 촉구합니다. 그의 변증설교는 신앙을 견고하게 해 주고 그것을 어떻게 현대인들에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를 가르쳐 줍니다. 그러나 변증설교의 가장 큰 장점은, 예수님께서 산상보훈에서 하신 것처럼, 기존의 잘못된 개념을 수정하고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거나, 현대적 문제를 도피하지 않고 재해석하고 대결하므로 청중들이 강한 도전과 선택의 기로 앞에 서게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설교에 필요하지만 말씀을 듣고 결단을 촉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쉐퍼의 변증설교는 라브리(L'Abri)라고 하는 특수한 공동체에서 행해지고 계발되어진 것입니다. 진리를 찾아서 바다와 산을 넘어 알프스산의 론 계곡까지 찾아온 고뇌하는 젊은이들, 이를테면 불가지론자, 회의주의자, 마약환자, 동성애자들에게 주어진 설교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변증설교가 좋은 설교방법이라고 하더라도 아무에게나 언제든지 남발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지적 상대주의와 종교다원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는 변증설교의 원리를 염두에 두고 설교하는 것이 점점 필요합니다. 변증설교로 인해 한국교회 강단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더욱 흥왕해 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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