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존 스토트

죤 스토트의 설교관(4) / 김완식목사

새벽지기1 2016. 3. 18. 10:18

죤 스토트의 설교관
-「현대교회와 설교」를 중심으로-


Ⅳ. 설교 준비법

‘설교자가 설교준비를 하지 않고 강단에 나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무례다’라고 스펄젼은 말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설교를 준비할 것인가 ? 이것은 매우 개인적인 문제이다. 설교를 준비하는데 한가지 방법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설교자는 저마다의 기질과 상황에 맞는 각자의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것을 무비판적으로 본 따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 우리가 밟아야 하는 여섯가지 과정을 살펴보자.


1. 본문을 선택하라

설교자에게 본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우리는 사색가가 아니라 강화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하나의 본문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선택에는 중요한 네가지의 요소가 있다.

1) 의식적(儀式的) 요소

대부분의 기독교 종파들은 교회력의 절기를 지키고 있다. 이 교회력에 기초하여 본문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모든 기독교인은 적어도 크리스마스, 부활절, 오순절 등 세가지 절기를 지킨다. 이 절기를 중심적인 기점으로 잡아 본문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첫째 시기는 10월에서 12월까지는 강림절 기간이다. 이 기간에 추수 감사절이 지켜지므로 이 시기에는 창조와 타락, 그리고 구약 이야기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한 기대, 또한 그리스도의 ‘강림’ 혹은 이방인에게 나타나심 등에 관하여 생각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둘째 시기는 크리스마스로 시작하여 오순절까지인데 1월부터 5월에 걸쳐지는 기간이 된다. 이 시기는 그리스도의 출생과 삶, 성격과 모범, 말씀과 사역, 고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 및 성령강림으로 철저화 되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님의 능력있는 행적을 재확인하기에 적당한 시기이다.
셋째 시기는 ‘삼위일체 주일’(1334년에 제정)이라 불리우는 것으로 이는 ‘오순절 후의 주일들’이다. 이 시기는 5월부터 9월까지를 포함하는 시기인데 우리는 성령안에서의 삶인 그리스도인의 생활과, 성령과 교제하는 그리스도 교회에 관하여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기독교인의 윤리적, 사회적, 선교적 책임과 기독교인의 소망 곧 그리스도의 승리의 재림에 대한 우리의 기대에 전념할 수 있는 시기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매년마다 교회력은 성경의 계시의 이야기, 즉 9월부터 12월까지의 기간에는 창조에서 그리스도의 탄생까지의 이야기인 구약을, 1월부터 5월까지는 그리스도의 생애를 묘사하는 복음서를, 그리고 오순절 후기인 5월부터 9월까지는 사도행전, 서신서, 계시록을 되풀이 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설교하는 삼위일체적 구조이다.

2) 외부적인 요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반 생활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선거, 공적 인물의 죽음, 국가적 스캔들 등)과 공적인 토의의 쟁점들(군비 확장 경쟁, 낙태, 극형, 실업문제, 동성연애 행위, 이혼 등), 혹은 어떤 다른 재난들(비행기 혹은 기차의 충돌)을 가지고 본문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외부적인 문제에 대해 회중은 ‘성경은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고 있으므로 설교자는 이러한 공적 문제에 민감해야 한다.

3) 목회적 요소

가장 훌륭한 설교자는 가장 훌륭한 목회자이다. 즉 목회자는 회중의 영적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주일마다 다른 본문을 택하는 데 대한 위험성의 하나는 그것이 성경에 대하여 어떤 공통적인 주제도 전체적인 메시지도 없는 무관계한 단편들의 단순한 명시선(名詩選)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주는데 있다. 그래서 성도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다른 형태의 설교를 필요로 한다.
첫째, 시리즈 설교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소울즈 교회에서 6년간 했던 중요한 시리즈를 열거하면, 교리적인 면으로는 하나님의 성품, 그리스동의 생애, 십자가, 부활, 하나님의 가족과 성경 등이 포함된다. 좀더 실제적인 면으로는 윤리적 문제(제자됨, 십계명, 산상보훈, 그리스도를 본받음, 사랑의 의미에 관한 14단계 등)와 주제별 문제(하나님의 인도, 여성 목회, 고통에 대하여, 신령한 은사) 등이 있고, 또한 14단계의 기도에 대한 시리즈도 있다.
둘째, 긴 성경 본문을 연속강해하는 것이다.
셋째, 짧은 본문을 천천히 한 구절씩 강해하는 것도 유익하였다.

4) 개인적인 요소이다.

의심할 바 없이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하는 최상의 설교는 먼저 우리 자신에게 설교한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하나님께서 성경 본문을 통하여 우리에게 먼저 말씀하셔서 우리를 조명한 후에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그 말씀을 전파하게 되면 그 말씀은 거룩한 영광으로 더욱 빛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설교자가 설교하는 모든 것을 다 경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설교자는 이런 개인적 체험을 위해 항상 손쉬운 노트를 가지고 다녀야 할 필요가 있다. 순간적 조명의 순간을 포착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2. 본문을 묵상하라

1) 본문을 읽으라.

한 본문을 설교하기로 선택하였다면 그것이 연속강해이든지 혹은 단회적 본문이든지 긴 기간의 ‘잠재적 의식적 잉태 과정’ 혹은 ‘성숙 과정’을 갖는 셈이 된다. 이 기간에 본문을 읽고 다시 읽고, 또 다시 한번 읽으라. 그리하여 그 본문에 흠뻑 적셔져야 한다.
그리고 본문을 묵상할 때에 두가지 질문을 하라
첫째,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혹은 그것이 처음 기록될 때에 무엇을 의미했었는가? 라고 묻는 것이다. 우리는 본문의 역사적 지리적 배경과 그것의 문화적 상황 속으로 우리 자신을 소급시킴으로써, 저자의 정신과 의도를 파악하는 사색의 훈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그것이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이다. 말하자면 이 시대의 메시지이다. 그 본문을 오늘날의 문화적 술어로 번역하는 ‘다리 놓기’ 훈련을 포함한다.

2) 연구하라.

이 두 가지 질문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질문을 서로 구별하고 또한 함께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 질문을 제기할 때 당연히 원어 사전과 성구 사전, 도움이 되는 주석 등도 살펴야 한다. 그리고 진리의 영께서 조명해 주실 것을 하나님께 겸손히 부르짖으며 기도해야 한다. 이러한 기도적 연구를 통한 설교 준비가 효과적이다.

3. 지배적 사상을 부각시켜라.

우리가 본문을 기도와 연구로 묵상하고 생각들을 모아 적을 때, 우리는 본문의 지배적 사상을 찾아내야만 한다. 우리는 묵상 중에 그것이 나타나서 명백해질 때까지 인내해야 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첫째, 모든 본문은 하나의 중심 주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설교란 강의와 달리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만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의는 다양한 것을 또는 주제 외의 것을 말할 수도 있지만 설교는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으로서 그 당시 거기 있는 회중에게 영향을 끼쳐야 하기 때문이다. 회중이 설교의 세밀한 부분까지는 기억하지 못해도 중심사상은 기억해야 한다.

4. 중심사상에 맞추어 자료를 배열하라.

설교의 준비과정에서 본문으로부터 잡다한 생각들을 수집하여 한 장의 종이 위에 뒤죽 박죽 써 놓으면서 본문의 중심 되는 사상을 따로 떼어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 우리는 그 자료들을 구체화시키되 중심사상을 가장 잘 보조할 수 있는 형태로 구체화 시켜야 한다. 구체화의 과정에는 소극적인 면과 적극적인 면이 있다.

1) 구체화 과정의 소극적인 면

소극적인 면은 관계성이 없는 것은 냉정하게 삭제해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하는 것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명상의 시간에 떠오른 수많은 은혜로운 생각들과 영롱한 아이디어를 어떻게든지 설교에 넣으려는 유혹을 받기 때문이다.

2) 구체화 과정의 적극적인 면

적극적인 면에서는 우리는 우리의 주제를 조명해 주고 강화시킬 수 있도록 자료를 우리의 주제에 맞게 배열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구성과 어휘와 예화가 필요하다.

(1) 설교 구성

설교윤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법칙은 각각의 본문이 자신의 구조을 갖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설교를 구성함에 두가지 위험이 있는데 먼저는 말라빠진 사람의 늑골처럼 볼썽 사납게 튀어나온 체제이다. 즉 형식적인 것들에 얽매여 내용에 충실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또 하나의 위험은 부자연스러움이다. 본문에 적합하지 않거나 본문이 조명하지도 않는 본문개요를 강요하는 것이다. 즉, 본문과 무관한 내용의 설교의 경우이다.

(2) 설교 어휘

우리가 명백하게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사상을 어휘로 옷 입혀야 한다. 정확한 어휘의 선택이 없이 정확한 메시지의 전달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설교자가 어휘를 선택하기 위하여 고통을 당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첫째, 가능한 설교자의 어휘는 단순하고 명백하여야 한다. 즉 가급적 종속절을 쓰지 않는 짧은 문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둘째, 설교자의 어휘는 생생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들의 마음속에 상을 그려내야 한다.
셋째, 설교자의 어휘가 단순하고 생동감이 있으려면 거짓 없는 어휘를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과장을 경계해야 하고 최상급의 사용을 절제해야 한다.

(3) 설교 예화

첫째, 설교자에게 예화가 필요하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① 설교의 예화 사용의 근거는 성경은 예화, 특히 비유로 가득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비유가 있다.
② 교회사에서 설교시에 예화를 사용하는 것은 오래되고 명예로운 전통이다.
③ 인간의 심리를 들 수 있다. 인간은 추상개념을 취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예화는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일반적인 것을 특수화한 것으로, 고대를 현대로, 생소한 것을 친숙한 것으로, 비실재적인 것을 실재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러므로 설교자가 예화를 소홀히 한다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둘째, 예화 사용의 위험성을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자.

① 예화가 너무 두드러져서 어떤 애매한 점에 관해 빛을 던져 주는 대신 그 빛보다 그 빛에 예화 자체가 부각되어 버리는 경우이다. 이러한 예화의 사용은 시간이 지난 뒤에 예화는 기억나도 예화를 적용한 진리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② 적당하지도 온당하지도 않은 유추(類推)에 적용한다는 점이다. 즉 성경의 비유를 정확하지 않게 해석하여 적용할 때에는 위험한 오류에 빠지게 된다.

셋째, 가장 효과적인 예화는 아마 역사나 전기, 또는 최근의 사건이나 우리 자신의 경험 등으로부터 따온 일화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가능한 역사적이며 세계적이며 인간적인 배경의 광범위한 맥락속에서 성경을 이해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5. 서론과 결론을 첨가하라

먼저 설교 본문을 준비하는 것이야 말로 필수적인 일일 것 같다. 만일 서론 혹은 결론을 미리 설정해 놓고 설교 준비를 시작한다면,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맞추기 위해 본문을 왜곡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설교의 준비는 본론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난 후에 서두와 말미에 덧붙여 서론과 결론으로 끝맺음하게 되는 것이다.

1) 서 론

서론은 중요하며 너무 길거나 짧아서는 안 된다.
(1) 서론의 목적은 두 가지 목적에 알맞게 구성된다. 하나는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함으로써 청취의욕을 더욱 왕성하게 갖도록 해 준다. 또 하나는 그것은 주제를 순수하게 소개함으로써 청중들을 그 주제로 이끈다.
(2) 설교의 서론의 전통적 방법은 설교 본문을 알리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처음부터 우리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보다는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강화한다는 설교자로서의 우리의 자각을 선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설교자들이 이 방법을 외면하고 있다.
(3) 때때로 우리는 본문대신 상황을 통해서 시작할 수도 있다. 천재지변이나 사고등이 있었을 경우에 사용한다.

2) 결 론

결론은 서론보다 한층 더 어렵다. 결론은 단순히 반복적인 개괄이 아니다. 물론 반복적인 개괄은 회중들의 기억을 환기시키는데 있어서 가치가 있다. 그러나 결론은 반복 그 이상의 개인적인 적용이 있어야 한다. 설교가 끝나갈 무렵 우리는 회중들이 다만 설교를 이해하거나 기억하거나 가르침을 기뻐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설교를 듣고 무엇인가를 행하는 것이다.

6. 설교작성 후에 그 메시지를 위해 기도하라.

이제 설교를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는데 원고를 작성하는 것은 유익하다는 데에 이의는 없다. 문제는 원고를 작성하여 한 단어 한 단어씩을 읽어 가는 설교의 경우는 정밀함은 있으나 즉흥성이 결여된 약점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어의 정확성에 전달의 즉흥성을 조합하는 방법으로 우리가 연구 중에 설교원고를 쓰지만 강단에서는 그것을 읽지 않는 것이다.
설교자는 설교 원고를 다 쓴 후에 기도해야 한다. 물론 설교를 준비기 전에 준비하면서 기도했고 준비하는 동안 기도하는 자세로 하였지만 설교를 정서한 후에 그것에 대하여 기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시간은 주일 아침 교회로 떠나기 전 반시간 동안이다. 그 메시지가 나를 사로잡을 때까지 그 메시지를 우리 것으로 만들어 사로잡고 재차 사로잡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은 주님 앞에 꿇은 우리의 무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