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유대교에 능통한 사람이었다. 구약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하나님의 영광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고 있었다. 하나님은 영광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분이다. 하나님의 드러남이 바로 영광이다. 하나님은 창조주이기에 하나님이 드러난다는 말은 곧 생명이 발현한다는 뜻이다. 생명은 단순히 지금 살아있는 것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무생물까지 포함한 하나님의 창조 사건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다. 생명을 철학 개념으로 바꾸면 현실성(reality)이고, 신학 개념으로 좁혀서 말하면 구원이다.
바울에게는 하나님의 영광이 곧 구원이었다. 그래서 그는 고린도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말씀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느니라.”(고후 4:6).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다는 고백이 가리키는 바가 바로 이 구절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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