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목사 구원(111)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6. 5. 20. 05:09

여기서 바울의 생애와 신학을 전반적으로 검토할 필요는 없다. 그의 예수 경험만 따라가면 된다. 사도행전(9)은 바울이 예수 추종자들을 체포하기 위해서 다메섹으로 가다가 부활의 예수를 환상으로 경험한 뒤에 회심했다고 전한다. 다메섹을 가던 중에 갑자기 나타난 빛 현상과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는 소리에 대한 사도행전의 이 보도는 역사적인 팩트는 아니다. 일종의 종교 경험의 은유다. 바울이 예수 추종자들을 박해하다가 부활의 예수를 만난 경험 뒤에 예수를 믿게 되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1:13-17 참조). 그는 예수 부활의 증인 목록을 전하면서 자기 이야기도 한다. “맨 나중에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와 같은 내게도 보이셨느니라.”(고전 15:8).

 

부활의 예수가 자기에게 보였다는 바울의 진술만으로 바울의 예수 경험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정확하게 알아내기는 어렵다. 복음서에는 제자들의 예수의 부활에 관한 경험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죽기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갖춘 형태로 제자들에게 예수가 나타났다. 심지어는 부활의 예수가 생선을 먹기도 했다고 한다. 제자들에게 나타난 바로 그 예수가 바울에게 그대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바울은 예수의 부활 승천 이후에 교회 구성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도신경에 따르면 승천하신 예수는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시며, 마지막 때 다시 오시기로 되어 있다. 바울에게 나타나기 위해서 예수가 하나님의 우편 자리를 잠시 비웠을 리는 없다. 더구나 바울은 예수 생전에 예수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부활의 예수 경험은 이미 예수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일어난 사건이었다. 당시 기독교 주류 세력이 바울의 회심과 자칭 사도직 주장을 미심쩍어했다는 것은 이해할만하다. 바울은 정말 부활의 예수를 만난 것일까? 혹은 다른 사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 작은 경험을 과대 포장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