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목사 구원(112)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6. 5. 20. 05:12

부활의 예수를 만났다는 바울의 경험을 설명하려면 보이셨다.’거나 나타났다.’는 말이, 즉 예수 현현이 무슨 뜻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 단어들의 일상적인 쓰임새를 다음의 세 가지 경우다. 첫째, 투병생활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던 친구가 완쾌되어 친구들 모임에 왔거나, 오래 교회 예배에 나오지 않던 아무개 집사가 예배에 참석한 경우다. 둘째, 죽은 아내나 남편이 꿈에 나타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현실은 아니지만 사람들에게는 생생하게 경험되는 것이다. 셋째, 시인이나 작곡가는 다른 사람이 경험하지 못하는 어떤 세계를 경험한다. 언어가 그들에게 나타나고, 소리가 그들에게 들린다. 이런 현상은 친구가 모임에 나타나는 것이나, 꿈에 그리운 사람이 나타나는 것과 다르다. 예수 현현은 위 세 가지 경우 중에서 세 번째에 가장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똑같지는 않다. 종교 경험이 예술 경험이나 문학 경험과 같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기가 까다롭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기독교 절기 중에 주현절이라는 게 있다. 예수에게 하나님이 나타나신 걸 기리는 절기다. 그것에 대한 근거는 예수가 세례 받은 사건이다. 예수의 세례 장면에 대한 마가복음의 묘사는 다음과 같다.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1:10,11). 예수가 세례 받은 장면을 직접 본 어떤 제자가 신문 뉴스 보도하듯이 이렇게 말한 것이 아니다. 이런 진술은 신학적인 것이지 사실적인 것이 아니다. 예수가 세례 받을 때 예수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도 함께 세례를 받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없는 현상이 예수에게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훗날 제자들에 의해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로 인식되고 고백된 다음에 예수의 세례 장면이 위에서 인용한 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다시 구성된 것이다. 무슨 말인가. 예수에게 하나님이 현현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표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인격과 가르침과 행위, 그리고 십자가와 부활에 이르는 전체 운명과 연관되어 제자들에게서 발생한 종교 경험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