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만이 아니라 예배당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모임도 이런 낯선 경험에 속한다. 어느 주일 대구샘터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예배 처소는 지하다. 1층에는 일반 카페다. 이 카페에서 각종 모임도 한다. 그날도 운영위원회의와 몇몇 소그룹 모임에 참석했다가 혼자서 지하 예배처소로 내려갔다. 신자들을 대다수가 돌아갔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유턴 모양으로 길다. 내려가는 중에 성가대가 연습하는 소리를 들렸다. 그 소리가 그날따라 유난히 편안하고 따뜻하고 아름답게 들렸다.
그 순간 다음과 같은 상상을 했다. 어떤 사람이 길을 잘못 들어서 지금 이 계단을 내려온다고 말이다. 그에게는 건물 자체가 낯설다. 특이하게 생긴 계단도 낯설다. 그런데다가 저 아래에서 찬양소리가 들린다. 그는 천상에서 들리는 소리로 들었을지 모른다. 계단을 다 내려와서 격자로 된 유리창 안을 들여다보니 이십 여명의 남녀가 모여서 찬양을 연습하고 있었다. 간간이 위트 넘치는 말소리와 웃음소리도 들린다. 행복이 넘치는 장면에 이 사람은 한 동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그리고 무슨 용무로 길을 찾고 있는지를 다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낯선 경험은 우리를 이상한 기쁨으로 안내한다.
나는 그날 성가대원들의 연습하는 장면을 뒤에서 지켜보면서 그 자리가 얼마나 특별한지를 또 하나의 다른 차원에서 절감했다. 거기 모인 이십 여명의 대원들은 각자 다른 삶의 여정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 여정은 모두가 아득한 길이다. 그들이 지금 이 순간에 그 자리에서 함께 찬양을 부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10년 전과 오늘의 사이에 거의 무한에 가까운 우연한 일들이 조화를 이루어서 오늘의 그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성가대의 연습하는 그 모임만이 아니라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모임은 다 무한한 깊이와 연루되어 있으니 어느 한 모임이라도 허투루 대할 수 없다. 신비하고, 재미있고, 예쁘고, 기대가 된다. 예배는 오죽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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