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으라
막 13:33-37절 사이에 “깨어 있으라.”는 말이 세 번 반복된다. 하나님의 직접적인 통치의 순간이 언제 시작될지 모르니 정신 차리라는 말이다. 이런 표현은 신약성경 곳곳에 널려 있다. 이에 관한 비유도 많다. 지혜로운 처녀 다섯과 어리석은 처녀 다섯이 나오는 비유(마 25:1-13)도 그걸 가리킨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마 25:13).
깨어 있으라는 말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 사람들을 두렵게 하는 말로 오용되기도 하고, 별 의미가 없는 상투적인 말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내가 알기로 ‘여호와의 증인’의 잡지에 이런 성격의 것들이 많다. ‘파수대’나 ‘깨어라’가 그것이다. 그들은 성경을 문자적인 의미에서 받아들여서 우주 대파국을 거쳐서 지상에 낙원이 실현된다고 믿는다. 절대적인 하나님의 시간이 곧 다가오니 정신 차리라는 말이다. 모든 게 틀린 말은 아니다. 우주 대파국까지는 동의가 되지만 지상낙원은 동의가 안 된다. 우주에서 지구를 굳이 중심 행성으로 삼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지구에서 보듯이 이런 시간과 공간으로 작동되는 세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 훨씬 더 근본적인 변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태초의 창조 때에 무에서 유가 나왔듯이 창조가 완성되는 마지막 때는 유를 넘어서는 세계가 아니겠는가.
개인 실존에서 볼 때 죽음을 기억하는 것이 깨어 있음의 출발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라는 말이 아니다. 모든 한계를 넘어서는 사건으로서의 죽음을 말한다. 그것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사람의 영혼은 그야말로 매 순간, 매 사건, 매 사물 앞에서 깨어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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