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이야기
지난 설교는 짧은 우화로 끝났다. 산소 공급기가 망가진 우주선 이야기다. 지구라는 우주선에 산소가 없으면 생명 현상이 가능하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산소는 단순히 원소로서의 산소만 가리키는 게 아니다. 지구가 언젠가는 끝장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지금 45억 살의 지구 앞에는 그런 정도의 세월만 남아 있다.
인간의 과학이 지구를 구원할 것인가? 태양의 종말과 함께, 아니 그보다 조금 더 일찍 다가올 지구의 최후를 과학이 막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 인류 후손을 다른 행성으로 데리고 갈 수는 있을지 모른다. 지금 우주 물리학자들의 최대 미션이 바로 그것이다. 그게 실제로 가능한지 아닌지 단언하기는 어렵겠지만 나는 불가능성에 판돈을 걸겠다. 현재의 인간 종이 아니라 전혀 다른 종으로 진화되거나 변종되면 혹시나 모를까.
우주선 우화는 거시적인 물리 세계를 말하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개인들이 감당해야 할 실존을 가리킨다. 우리의 실존이 마치 산소가 줄어드는 우주선 안에 갇혀 있는 상황과 같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죽음의 순간이 가까이 오는 것이 그렇고, 매 순간 삶의 깊이가 낮아지는 것이 그렇다. 아무리 좋은 삶의 조건으로 살아도 불안을 극복할 수가 없다. 그것은 세상에 던져진 인간 실존의 뿌리다. 다른 소일거리나 유흥으로 그것을 잠간 망각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 개인의 실존적 삶에서 산소가 점점 부족해지는 걸 절감한다.
기독교 신앙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를 스스로 구원할 수 없다. 내면에 구원의 근거가 없다. 구원은 밖에서 주어진다. 산소 공급기가 망가진 우주선 밖에서 안으로 산소 호스가 들어와야 하는 것과 같다. 그 호스가 바로 메시아이신 예수다. 이런 기독교 가르침을 현대인들이 수긍할까? 21세기 첨단 과학의 시대에 이 가르침을 어떻게 알아듣도록 변증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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