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숭배
지난 설교에서 황제숭배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초기 기독교의 복음은 그걸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로마와의 관계를 바르게 알지 못하면 기독교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게 된다. 초기 기독교는 로마를 무조건 배척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추종하지도 않았다. 경우에 따라서 다르게 대했다. 313년 콘스탄티누스에 의해서 선포된 ‘밀라노 칙령’ 이후로 기독교는 로마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를 나사렛 예수의 복음이 약화되는 계기였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기독교와 로마 제국 사이에 벌어진 최초의 가장 중요한 사건은 예수의 십자가 처형이다. 나사렛 예수는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로마법에 의해서 십자가에 처형당했다. 사도신경도 예수가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 받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사도신경은 대다수 교회에서 예배 때마다 고백된다. 그 빌라도는 로마 제국을 대표한다. 그렇다면 교회는 늘 로마 제국이 악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셈이다. 이를 오늘날의 상황으로 바꾸면 ‘예수가 미국 권력에 의해서 죽었다.’라든지 ‘예수가 중국 권력에 의해서 죽었다.’는 고백이 가능하다.
교회가 로마와 대립했다는 말은 로마라는 제국 자체를 부정했다기보다는 황제숭배를 거부했다는 뜻이다. 인간이 만든 정치 체제와 이데올로기의 절대화는 우상숭배와 같기에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전통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지금의 자본주의도 거부되어야 한다. 황제숭배와 자본숭배는 동일한 이념이기 때문이다. 자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지배하는 체제는 거부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자본숭배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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