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고난은 하나님의 손이다(창세기 37장)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6. 16. 06:18

해설:

이제 창세기의 마지막 주인공인 요셉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는 아버지의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 됩니다. 일찍 세상을 떠난 라헬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편애로 인해 요셉은 열일곱 살이 되도록 철없는 아이였습니다. 요셉에 대한 편애는 형제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열일곱이나 되었으면 이제 다른 형제들과 함께 일해야 했는데, 요셉은 늘 아버지 그늘에서 놀고 먹습니다(1-4절). 

 

그러던 어느 날 요셉이 꿈을 꿉니다. 꿈 속에서 보니, 형들이 묶은 곡식단이 자신이 묶은 곡식단에게 절을 했습니다. 철없는 요셉은 좋아라 하면서 그 꿈 이야기를 형들에게 말해 줍니다. 그 일로 인해 형들은 그를 더욱 미워합니다(5-8절). 얼마 후에 그는 또 다른 꿈을 꿉니다. 해와 달과 별 열한 개가 자신에게 절하는 꿈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아버지 야곱이 그를 나무랍니다(9-10절). 이 일로 인해 형들은 그를 더욱 미워하게 되었지만, 야곱은 “그 말을 마음에 새겨 두었다”고 되어 있습니다(11절). 

 

얼마 후, 야곱의 아들들이 양 떼를 데리고 세겜 근처로 나갑니다. 세겜이라는 지명이 불길한 느낌을 줍니다. 유목민들은 목초지를 찾아 때로 장기간 먼 곳으로 가곤 했습니다. 야곱은 아들들의 안부가 궁금하여 요셉에게 심부름을 시킵니다(12-14절). 세겜에서 양을 치던 형제들은 도단으로 옮겨 갔고, 요셉은 물어 물어 형들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15-17절). 

 

형들은 요셉이 멀리서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그를 해치기로 모의합니다. 그들은 요셉을 죽여서 구덩이에 던져 버리고 아버지에게는 짐승에게 잡혀 먹었다고 보고 하기로 합니다(18-20절). 형들이 요셉을 얼마나 미워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큰아들 르우벤이 그 이야기를 듣고는, 죽이지는 말고 스스로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구덩이에 넣어 굶어 죽게 하자고 제안합니다. 나중에 그를 구해 줄 생각이었던 것입니다(21-22절). 형제들은 그 말을 좋게 여기고 요셉이 다가 오자 옷을 벗기고 구덩이에 던져 넣습니다(23-24절). 

 

요셉을 구덩이에 던져 놓고 형들은 그 구덩이 주변에서 밥을 먹습니다. 형들의 비정함을 느끼게 해 주는 장면입니다. 그 때 한떼의 상인들이 여러 가지 물건을 싣고 이집트로 내려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들이 지나가자 유다가, 요셉을 죽이느니 노예로 팔아서 몇 푼이라도 건지자고 제안합니다(25-27절). 얼마 후 다른 상인떼가 지나가자 그들은 은 스무 냥에 요셉을 팝니다(28절). 은 스무 냥은 남성 성인 노예의 몸값이었습니다. 

 

이 모든 일은 르우벤이 자리를 뜬 사이에 일어납니다. 그는 요셉이 사라진 것을 알고 옷을 찟으며 형제들에게 화를 냅니다(29-30절). 형제들은 요셉의 옷에 짐승의 피를 묻혀 가지고 가서 야곱에게 보입니다. 야곱은 요셉이 짐승에게 물려 죽었다고 생각하고는 여러 날 동안 애도 합니다(31-34절). 그가 너무 슬퍼하니 온 가족이 그를 위로하려 합니다. 하지만 야곱은 “위로받기를 마다하면서”(35절) 슬퍼합니다. 한편 요셉은 이집트로 팔려가 바로(이집트의 왕)의 경호대장인 보디발의 집에 노예가 됩니다(36절).

 

묵상:

창세기를 처음 읽는 사람들은 ‘노예로 팔려간 요셉이 장차 어떻게 될까? 요셉이 꾼 꿈은 일장춘몽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이 꿈이 실제로 이루어질까?’라고 물으면서 다음 장을 넘길 것입니다. 창세기를 이미 읽은 사람은 앞으로 요셉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국 꿈이 이루어지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요셉의 나중 이야기를 마음에 두고 이 이야기를 읽으면 하나님이 한 사람의 운명을 만들어 가시는 손길의 신비를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요셉은 형들의 손에 깊은 구덩이에 내던져지고 미디안 상인들에게 노예로 팔려 낯선 나라에 종으로 팔려 가면서 얼마나 낙심하고 절망 했을까요? 자신이 꾸었던 꿈은 모두 개꿈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요셉이 짐승에게 찢겨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야곱도 마음에 두었던 그 꿈이 모두 일장춘몽이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 많은 고난과 절망과 우여곡절 끝에 요셉은 결국 어릴 적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요셉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노예로 팔려 가면서 그 꿈을 잊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연이어 닥치는 고난을 헉헉대며 감당하기에 급급했을 것입니다. 그 꿈을 그에게 이루어 주신 것은 하나님이십니다. 철부지 요셉이 수 많은 고난을 통해 충분히 연단되고 준비되었을 때 그 꿈은 이루어졌습니다.

 

만일 요셉이 아버지 집에서 편애를 받으며 계속 자랐다면 이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 그 꿈이 이루어졌다 해도 그것은 요셉에게 복이 아니라 재앙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 축복을 감당할 그릇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지나고서 하는 말이지만, 요셉이 재앙이요 불행이요 고난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그를 하나님의 축복을 감당할만한 그릇으로 만드셨던 것입니다.

 

하나님 안에 있는 한, 모든 불행과 재앙과 고난은 우리에게 유익이 된다는 사실을 여기서 다시 확인합니다. 고난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새롭게 빚으시는 손길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어떤 일을 위해 지금 나를 새롭게 빚으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