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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으로 향하는 시선 (막12:41-44)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3. 5. 05:25

해설:

논쟁과 대화를 마치고 나서 예수님은 성전 내부에 놓여 있던 헌금함 맞은 편에 앉아서 사람들이 헌금하는 모습을 지켜 보십니다(41절). 물질에 대한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믿음이 어떤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자로 보이는 사람들은 보란 듯이 거액의 헌금을 드렸습니다. 그런가 하면 행색이 초라한 여인이 와서 “렙돈 두 닢 곧 한 고드란트”(42절)를 넣습니다. 이 동전은 오늘로 치면 25센트짜리 동전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불러 모으시고는 그 과부가 가장 많은 것을 드린 사람이라고 말씀하십니다(43-44절). 하나님께 중요한 것은 액수의 많고 적음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 중에서 얼마나 많이 드렸는가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최선을 기대하시는 분입니다. 그 여인은 자신의 전부를 드렸고, 부자들은 일부를 드렸기에 그 여인이 더 많은 것을 드린 것입니다.

 

앞에서 예수님은 율법학자들을 “과부들의 가산을 삼키는”(40절) 사람들이라고 했습니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이 홀로 된다는 것은 보호받을 힘을 잃는다는 뜻입니다. 율법학자들은 홀로 된 여인들의 목소리가 되어 주어야 했는데, 반대로 그들의 남은 재산마져도 갈취했던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홀로 된 여인들은 하나님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어서 자신의 전부를 드리며 마음으로 구원을 호소했을 것입니다. 

 

묵상: 

오늘의 이야기에서 예수님의 시선을 봅니다. 그분은 사람들을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않으십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십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사람은 겉모습만을 따라 판단하지만, 나 주는 중심을 본다”(삼상 16:7)고 하셨는데, 예수님은 성부 하나님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보셨습니다. 얼마나 잘 차려 입었느냐는 그분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깨끗하고 말과 행실이 얼마나 의로운지가 관심사였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평판은 그분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의 민낯이 어떤지가 중요했습니다. 

 

그분의 시선은 항상 낮은 곳으로 향했습니다. 어두운 곳, 그늘진 곳, 냄새 나는 곳에 시선을 두셨습니다. 잘 났다는 사람들, 성공한 사람들, 권세 있는 자들이 아니라 못 났다고 여김 받는 사람들, 실패한 사람들, 무력한 사람들에게 시선을 두셨습니다. 그런 곳에 시선을 두셨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하셨고, 그 사람들의 사정을 알아 주셨습니다. 그런 시선이 있었기에 예수님은 자신의 전부를 드리는 과부의 모습을 눈여겨 보셨고 그를 칭찬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시선을 받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예수님과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들을 보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그들이 복의 통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