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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서 52장: 성취된 예언, 성취될 예언

새벽지기1 2021. 11. 27. 07:12

 

해설:

예레미야서를 편집한 사람은 열왕기하 24장 18절부터 25장 7절까지 기록되어 있는 예루살렘 함락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적어 결론으로 삼습니다. 

주전 597년에 유다는 바빌로니아에게 주권을 잃었습니다. 느부갓네살은 여호야긴 왕을 바빌로니아로 잡아가고 그 대신 시드기야를 꼭둑각시 왕으로 세웁니다(1-3절). 봉신 국가의 왕으로서 바빌로니아를 섬기던 시드기야는 이집트의 도움을 받아 느부갓네살의 통치로부터 벗어나려 합니다. 그러자 느부갓네살은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진격하여 18개월 동안 성을 에워싸고 성을 공격하기 위해 토성을 쌓아 올립니다(4-6절). 결국 성벽은 뚤렸고, 왕은 야반도주를 하다가 여리고 평원에서 사로잡힙니다. 느부갓네살은 시드기야가 보는 앞에서 자녀들을 처형하고 그의 두 눈을 뺀 다음 바빌론으로 끌고 갑니다(7-11절). 시드기야는 바빌론의 감옥에서 생을 마칩니다. 

 

바빌론으로 돌아간 느부갓네살은 근위대장 느부사라단을 보내어 예루살렘 궁전과 성전을 약탈하고 파괴합니다. 예루살렘 성벽도 무너뜨립니다. 그는 극빈자들만을 남겨 두고 예루살렘 주민들을 바빌로니아로 끌고 갑니다(12-16절). 그들은 성전 안에 있는 모든 기구와 도구들을 약탈해 갑니다(17-23절). 그는 예루살렘에 남아 있던 고관들과 귀족들을 모두 체포하여 포로로 잡아갑니다(24절의 ‘스라야’는 51장 59절에 나오는 ‘스라야’와 다른 사람입니다). 그가 세 차례에 걸쳐 끌고 간 포로는 4천 6백명이었습니다(24-30절). 

 

느부갓네살의 첫 번째 원정 때에 사로잡혀 갔던 여호야긴은 37년 동안 바빌론의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그가 포로로 끌려 온 것이 18세 때의 일이었으니, 55세까지 감옥에서 산 것입니다. 그 사이에 느부갓네살 왕은 세상을 떠나고 에윌므로닥이 왕위에 오릅니다. 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감옥에 갇혀 있던 여호야긴을 석방하고 죽을 때까지 포로로 잡혀 온 왕들 중 가장 높이 예우해 줍니다(31-34절).

 

묵상:

편집자가 예루살렘 멸망 이야기를 예레미야서의 결론으로 삼은 이유는 그의 예언이 그대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예레미야는 당시 예언자들 가운데 가장 ‘비호감’의 인물이었습니다. 나라의 운명이 기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기는 커녕 하나님께서 유다를 심판하기로 작정하셨다는 예언을 하고 다녔으니, 그의 예언을 반길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그의 예언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랬습니다. 아니, 사실이라 해도 외면하고 싶었습니다. 희망을 말하는 예언자들의 말이 진실이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결국 예레미야가 전한 그대로 유다는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진실로 하나님의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처음 예레미야서를 읽은 사람들은 바빌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고 있던 유대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예레미야서를 읽으면서 유다의 멸망에 대한 그의 예언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고 하나님께 대한 경외감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의 예언 중에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지금 그들을 사로잡고 있는 바빌로니아가 유다처럼 멸망할 것이고 바빌론 도성이 예루살렘 성처럼 폐허가 될 것이라는 예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자신들이 자유인이 되어 조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언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그 희망이 이국 땅에서 포로로 살고 있던 유대인들을 지켜 주는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포로로 살던 유대인들이 예언에 대해 바라던 일들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압니다. 바빌로니아는 멸망했고, 다른 제국들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포로로 살던 유다 백성은 조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예레미야를 통해 주신 말씀 그대로 일어났습니다. 메시아가 오시리라는 예언도 5백 년이 조금 지나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메시아를 통해 임할 새 하늘과 새 땅의 약속을 믿고 기다립니다. 그것이, 우리가 때로 포로된 유다 백성들이 겪는 것과 같은 고난을 겪는다 해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