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예레미야서 12장: 하나님은 과연 의로우신가?

새벽지기1 2021. 10. 14. 04:37

해설:

예레미야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하나님께 질문합니다. 그는 주님이 항상 옳게 말씀하시고 행동하신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런데 그가 당하는 일들을 보면 하나님의 정의를 의심하게 됩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악행을 일삼는데 주님께서는 그들을 번영하게 하시고, 그분의 뜻을 따라 의롭게 살려는 자신은 계속 고난을 당하게 내버려 두십니다. 그뿐 아니라 그들의 죄악으로 인해 짐승과 새와 식물까지 고통을 당합니다(1-4절).

 

이 질문에 대해 주님께서는 즉답을 하지 않으시고 아나돗 사람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은 것처럼 가족과 친척으로부터 냉대를 당할 것이라는 사실만을 확인하십니다(5-6절).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예레미야에게는 불의해 보이지만,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보고 계시고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는 뜻입니다.

 

이어서 주님은 독백을 하듯 유다와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을 선언하십니다. 그분은 “내 집”, “내 소유” “내 백성”이라는 표현을 반복함으로써 유다와 예루살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십니다(7-9절). 주님은 그토록 사랑하던 당신의 백성을 버리실 것입니다. 이방 민족들에게 유다 백성을 내어 주어 노략 당하게 하실 것입니다(10-13절).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때가 되면 주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이방 땅에서 구해 내실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이방 민족이라도 주님의 도를 제대로 배우면 주님의 백성 가운데 들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방 민족들은 유다에 대한 심판의 도구로 사용된 후에 버림을 받을 것입니다(14-17절).

 

묵상:

예레미야는 고향 사람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은 후에 깊은 회의에 빠집니다. 신앙적인 회의에 빠지면 하나님이 살아 계신지에 대해 의문이 생깁니다.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이 살아 계시며 역사하신다고 보기에 현실이 너무도 부조리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위선과 거짓과 불의를 일삼는 사람들은 아무 문제 없이 번영하고, 진실하고 선하고 의롭게 살려는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서 어려움을 당합니다. 그런 현실을 보면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만일 존재한다면 현실 세계에서 손을 떼신 것처럼 보입니다. 만일 전능하고 의로우신 하나님이 현실 세계를 다스리고 있다면, 현실이 그토록 부조리 해서는 안 됩니다. 예레미야는 이런 번민 가운데서 하나님께 따져 묻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하나님은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으십니다. 무슨 말로도 납득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는 당장의 현실에 얼굴을 파묻고 질문하고 있는데, 하나님께서는 거대한 계획 안에서 일을 만들어 가고 계십니다. 바둑 초보자가 고수들의 대국을 보면서 “왜 그렇게 합니까?”라고 물을 때, 고수는 하수에게 “두고 봐!”라는 말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수는 한수 밖에 못 보지만, 고수는 여러 수를 염두에 두고 돌을 옮기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의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답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그분의 선의를 믿고 신실하게 의지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여”(고전 13:12) 보는 것처럼 환히 알게 될 때가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