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기독교개혁신보컬럼

진정한 권위-최희용 목사(개혁신문편집국장)

새벽지기1 2020. 9. 27. 21:46

기독교개혁신보

1999년 8월 23일

 

대영제국의 국민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엄청난 혼란과 절망속에 빠져들어갔다.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이었고 또 하나는 평화를 사랑했던 그들의 원초적인 욕구가 도전에 직면했기 때문이었다. 일순간에 전쟁의 공포로 웅성대기 시작했으며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우왕좌왕하는 현상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이때 영국 국민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두 사람의 연설이 라디오를 통해 울려퍼지기 시작하더니 이튿날 이 연설을 청취한 국민들이 마치 무엇엔가 항의하는 데모를 하듯 같은 시각에 일제히 교회의 종소리를 울리게 했고 종소리를 들은 국민들 대부분이 교회로 몰려가 하나님께 예배하므로 혼란을 종식시켰는가 하면 전쟁에 대한 새로운 용기를 얻었다는 것이다.

 

진정한 권위를 가지고 국민들을 압도하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이 두 사람은 다름아닌 존경받는 종교지도자 윌리엄 템플 주교와 탁월한 정치가 윈스턴 처칠 경이었다. 그 혼란의 와중 속에서 영국에는 온 국민의 신뢰를 받는 두 사람이 있었으며 대영제국의 여왕은 이 두 사람에게 국민들로 하여금 평안을 되찾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연설을 의뢰한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서로 입을 맞춘 듯 연설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했다고 한다. “여러분,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하나님을 바라볼 때입니다. 우리 모두 경건히 무릎 꿇어 하나님을 바라봅시다”라고.

 

그들에게서의 복(福)은 전쟁의 혼란 가운데서도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존경받는 지도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며, 이 지도자의 권위있는 연설로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권위는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우러나오는 것이다. 템플 주교와 처칠 경의 영향력과 권위가 바로 그것이다. 평소의 말과 삶에서 기초한 권위, 우격다짐으로 강요하는 권위가 아니라 일상의 성품에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그들의 삶속에 파고들면서 세워졌던 권위가 진정한 권위라는 사실이다. 총칼을 앞세워 굴종을 요구할 때 권위는 사라지며 오히려 반목과 대립만 양산될 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권위, 그것은 십자가의 권위이며 십자가의 권위는 모두를 살리는 승리의 원천이다. 겸허히 섬김으로, 나를 희생하며 타인을 위로하므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권위가 진정한 권위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