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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톨스토이 참회록

새벽지기1 2015. 12. 12. 08:29

 

 

톨스토이 참회록

 

 

톨스토이는 그의 참회록에서 어리석은 인간에 대하여 이런 동양의 우화로 풍자하고 있습니다. 한 나그네가 광야 길을 걷다가 갑자기 맹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맹수를 피하여 도망치던 그 나그네는 살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마침 한 우물이 있어서 우물 구덩이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그가 살려고 우물 속으로 들어가서 우물 밑바닥을 보았을 때 큰 용이 나그네를 삼키려고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이 나그네는 질 겁을 했습니다.

 

위를 쳐다보니 맹수가 자기를 집어삼킬 듯 노리고 있고 밑은 큰 용이 입을 벌리고 있는 아슬아슬한 죽음의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나그네가 '이제 나는 죽었다.' 하고 체념하려는 순간 눈을 들어 옆을 보니까 마침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그 가지가 우물 있는 데까지 뻗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나그네는 나무 가지를 든든히 붙들었습니다. 그는 나무 가지를 의지하고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쳤으나 힘은 자꾸만 빠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것은 쥐가 나무 밑둥을 갉아먹는 소리였는데 흰 쥐와 검은 쥐 두 마리가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그는 나무 가지가 끊어지면 용의 밥이 된다고 생각하니 두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쥐들이 나무 밑 둥을 갉아먹는 날 나는 떨어져 죽는다.' 이런 아슬아슬한 위기 속에서 눈을 들고 나뭇잎을 봤을 때 벌이 꿀을 만들어 놓은 것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위기에 처한 것도 잊은 채 꿀을 혀로 핥아먹고 있었습니다. 흰 쥐와 검은 쥐는 계속해서 나무 밑 둥을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이 나그네는 자기가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기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단 꿀만 빨아먹고 있었습니다. 톨스토이는 이런 우화를 인용하면서 그런 말을 했습니다.

 

"인생은 어리석은 것, 나도 어리석었지 이 세상 향락에 취하고, 이 세상 욕심에 취하고, 죽음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아무런 생각 없이 나는 지금까지 살아왔노라."

 

 

1908년 5월에 야스야나 폴랴나에서 찍은

톨스토이의 유일한 컬러사진

 

 

 

 

출처 : 우림과둠밈
글쓴이 : 우림과둠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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