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오전, 용산 서지방의 연합 집회를 섬기기 전, 주일 오전 예배를 그 지방의 한 교회에서 드렸습니다. 저를 안내하는 목사님이, 교인 수가 많지 않아서 강사로 모시기 부끄럽지만, 오시는 김에 자신의 교회에서 설교해 달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의 차를 타고 교회로 가는데, 주변에 큰 교회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 교회들을 지나 들어가니, 2층짜리 상가 건물이 나옵니다. 그 건물 2층에 교회가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 친교실 절반 정도의 공간에 40석 정도의 예배실을 꾸며 놓았고, 나머지 공간에는 교인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도서실과 주방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큰 규모의 교회들이 여럿인데, 굳이 그 교회를 찾아오시는 교인들이 있다니, 그 마음이 참 귀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예배 시간이 될 때까지 그곳에 앉아서 지켜보면서 여러가지로 감동받았습니다. 교인들이 서로를 맞으면서 대화하는 모습이 매우 따뜻해 보였습니다. 교인 수가 많지 않았지만, 갓난 아기도 있었고, 초등학생과 중학생들도 있었고, 92세의 어른도 계셨습니다. 온 세대가 한 자리에서 예배 드리고, 예배 후에는 교회에서 준비한 애찬을 나누었습니다. 교인 전체가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마음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교인 수가 적다는 이유로 주눅이 들어 있거나 침체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유명한 영화 대사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 교회 목사님과 교인들은 건강하고 따뜻한 교회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교회는 작지만 믿음도, 사역도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자체적으로 교회를 운영하면서도 더 어려운 교회를 돕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교회에서 신앙 생활을 처음 시작하신 분들도 여럿이었습니다. 교회 규모가 작으면 폐쇄적인 게토가 되기 쉬운데, 그 교회는 바깥으로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저는 설교를 시작하면서 “이처럼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세상은 한 가지의 기준으로 모든 교회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점수를 매깁니다만, 하나님은 그렇게 평가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 꽃들을 다양하게 창조하신 것처럼, 교회들도 각자의 색깔과 향기를 따라 다양하게 자라게 하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방문한 교회는 저에게 특별한 기쁨을 주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 우리 교회를 생각했습니다. 교우님들의 사랑과 헌신 그리고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 아래에서 우리 교회도 나름의 독특한 향기와 색깔로 빚어져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가 비전위원회를 두고 논의하는 이유는 우리만의 색깔과 향기를 확인하고 그것을 더 진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우리에게 더해야 할 색깔과 향기가 무엇인지를 찾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 교회는 이 자리에서 오래도록 하나님의 영광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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